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서 뇌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3년 만에 처음으로 흰색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10년 10월 말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후 검은색의 긴 드레스를 입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바지를 입은 적도 거의 없다.
동영상에는 흰색 강아지 한 마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친형인 아단 차베스가 보내준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베네수엘라 토종견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강아지의 이름을 '시몬'으로 지었다. 19세기 베네수엘라의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를 기리는 뜻이라고 했다.
시몬 볼리바르는 19세기 초 스페인으로부터 남미 국가들을 해방한 독립 영웅이며 '범아메리카주의'를 내세웠다. 차베스는 볼리바르의 범아메리카주의를 계승해 '볼리바르 주의'라는 이름 아래 국내에서는 사회주의적 개혁 조치를 단행했고, 국제적으로는 중남미 통합운동을 벌였다.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주요 신문과 인터넷 사이트는 흰색 블라우스를 입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강아지를 안고 앉은 모습에 일제히 주목했다.
일부 전문가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40일 만의 업무 복귀를 계기로 국정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동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할 무렵 대통령실은 주요 부처 각료 교체 소식을 발표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수석장관과 경제장관, 농업장관, 중앙은행 총재 등 핵심 각료를 바꿨다. 경제장관에는 악셀 키칠료프 경제차관을 승진 기용했다. 키칠료프는 지난해 스페인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를 국유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앙은행 총재에는 국책은행인 방코 데 라 나시온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파브레가 총재를 내정했다.
이번 개각은 경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하는 기존 정책이 유지될 것임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업무 복귀에 맞춰 이루어진 여론조사의 평가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난 점도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여론연구센터(CEOP)의 이달 조사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53%로 나왔다. CEOP의 지난 8월 조사에서는 긍정적 이미지가 48.4%였다. 컨설팅 업체 '페데리코 곤살레스 & 세실리아 바야다레스'의 조사에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39.4%를 기록했다. 이 업체의 2개월 전 조사보다 7%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