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權 무너진 인도에 '여성전용 은행' 눈길

잇따른 성폭행 사건으로 '여성 인권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쓴 인도에서 여성전용 국영은행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인도의 국부 마하트마 간디의 탄생일인 19일(현지시간) 인도의 경제수도 뭄바이에서 여성을 주고객층으로 하는 은행인 '바라티야 마힐라 은행'이 개관했다.

'여성에게 힘을, 인도에 힘을'이라는 기치를 내건 바라티야 마힐라 은행은 직원 대다수를 여성으로 고용하고 여성 고객에게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게 된다.

은행 이사회는 여성 8명으로 구성됐으며 현재까지 고용된 직원 86명 가운데 절반 이상도 여성으로 채워졌다.


다만 완전한 금남(禁男) 구역은 아니어서 남성들도 원할 경우 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수는 있다.

뭄바이가 있는 마하라슈트라주(州)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만 데시 마힐라 사하카리 은행' 등 협동조합 형태의 여성전용 은행이 운영돼 왔지만 국가 차원에서 이 같은 은행을 세우기는 처음이다..

인도 정부는 2013~2014 정부 예산에서 100억 루피(약 1천695억원)를 새 은행의 자본금으로 할당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인도 정부가 여성 권리 개선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지난해 엽기적인 여대생 성폭행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하나로 인도 정부는 앞서 2월 여성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 25개 지점을 갖춘 여성전용 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율이 저조한 인도에서는 전체 여성의 26%만이 금융기관에 자기 이름으로 된 계좌를 가지고 있다.

이날 뭄바이 지점 개관식에 참석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여성들이 가정과 학교, 직장, 공공장소 등에서 차별과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인도의 슬픈 현실"이라며 "바라티야 마힐라 은행 설립으로 여성의 경제적 권리가 작게나마 한 걸음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새 은행은 이날 인도 전역에 7개 지점을 열었으며 내년 3월까지 25개 지점, 앞으로 7년 후까지 771개 지점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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