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을 둘러싼 '1박2일' 제작진의 아리송한 행보

[기자의 눈] 강호동 놓고 "제안도 안했다"는 제작진, 고위층은 왜 찾아갔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이 시즌3 출범을 앞두고 대혼란을 자행하고 있다.

'1박2일'은 KBS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7년 첫 방송된 이후 4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했던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프로그램의 구심점이었던 강호동 하차 이후 부진이 이어졌다. 이에 제작진은 지난 달 '개그콘서트'의 서수민CP를 책임프로듀서로, '1박2일'에서 조연출을 맡았던 유호진PD를 메인연출자로 하는 개편을 단행하고 새로운 멤버를 구성 중이다. '1박2일'을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보니 CP와 PD가 새로운 멤버후보를 만날 때마다 방송가의 촉각이 곤두세워졌다.


그런데 새로운 멤버 영입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예능 프로그램 캐스팅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은 맞다, 아니다, 검토 중이다 세가지다. 예능프로그램이 버라이어티해지면서 프로그램 관계자만 수십명에 달한다. 말이란 것은 흘러나올 수 밖에 없기에 제작진이 아무리 007작전을 펼쳐도 취재진의 눈과 귀를 피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19일 불거진 KBS 고위급의 강호동 '1박2일' 출연 제안이 그 단적인 예다.

강호동이 '1박2일' 시즌3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은 지난 7일 CBS노컷뉴스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당시 '1박2일' 제작진은 "강호동에게 출연 제안을 한 사실 조차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수민 CP는 "강호동 없이 가겠습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컷뉴스의 취재 결과 강호동은 당시 제작진으로부터 출연제안을 받았으며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노컷뉴스의 보도 1주일 후인 지난 13일, KBS 장성환 TV본부장과 박태호 KBS 예능제작 국장이 강호동이 출연 중인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촬영장을 방문한 소식이 전해졌다.

강호동의 소속사인 SM C&C는 "본부장님과 국장님이 격려차 촬영장을 방문했고, '1박2일' 출연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은 맞다"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고위급 관계자가 프로그램 촬영장을 직접 찾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다. 특히 KBS는 직접 현장에서 지휘하는 제작진의 목소리가 큰 곳으로 유명하다.

KBS는 고위 관계자와 강호동의 만남이 '1박2일' 제작진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제작진이 "제안도 하지 않았다"는 강호동을 고위층이 만나 '1박2일' 출연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의 선을 넘는다. 때문에 방송가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새 멤버에 대한 제작진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현재 가수 데프콘이 멤버로 확정됐으며 배우 김주혁, 샤이니 민호 등이 새 멤버로 언급되고 있다. 이들에 대해 제작진은 "제안을 한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기존 멤버인 차태현과 김종민까지 합할 경우 위에 언급된 멤버만으로도 이미 6명이 채워진다. 이 상황에서 제작진은 "첫 녹화 때 확정된 멤버들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작진은 "새 멤버에 대한 각종 설이 난무해 곤란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강호동의 출연 여부 때문에 제작진이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1박2일'은 전국민이 사랑했던 프로그램이자 KBS의 간판 예능이다. 하지만 캐스팅 단계부터 큰 혼란을 주면서 시청자들 역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과연 이러한 혼란을 딛고 '1박2일'이 부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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