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스위치(kill switch)는 고객이 휴대전화를 도둑맞거나 잃어버리면 해당 단말기를 다시 쓸 수 없도록 원격으로 완전히 정지(킬)시키는 것이 골자로 삼성은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이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20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킬 스위치 의무화 추진을 주도하는 조지 가스콘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찰총장은 AT&T와 버라이존 등 현지 이통사들이 삼성의 휴대전화 킬스위치 탑재안을 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킬 스위치는 단말기에 기본 소프트웨어(SW) 형태로 장착되고 이 과정에서 이통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이통사들은 킬 스위치 SW가 해킹되면 정부요인 등 표적의 휴대전화를 갑자기 '먹통'으로 만드는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면서 기능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가스콘 총장은 이통사들이 킬 스위치가 많이 쓰이면 단말기 보험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거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솔루션(킬스위치)이 삼성 고객을 지켜줄 수 있는데 이통사들이 보험 프리미엄을 통해 빨리 돈 벌 생각에 어깃장을 놨다"고 주장했다.
킬 스위치는 도난 단말기의 재사용을 막아 휴대전화 절도와 장물 유통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국 사법 당국이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작년 강도사건의 3분의 1에서 휴대전화를 빼앗길 정도로 단말기 관련 범죄가 심각하다.
미국 이통사들의 이익단체인 CTIA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킬 스위치의 대안으로 단말기 데이터베이스(DB)를 개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는 미국 내 단말기를 DB에 등록해 도난·분실이 신고되면 이통사가 서비스 개통을 거부하는 제도다. 그러나 도난 휴대전화가 국외로 반출되면 재사용을 막을 수 없어 실효성이 낮다고 NYT는 전했다.
한국 내에서 킬 스위치는 올해 2월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 No.6'에 'V프로텍션'이라는 이름으로 탑재되면서 첫선을 보였다. 미국에서도 애플 아이폰은 '액티베이션 락'이라는 킬 스위치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8월 미래창조과학부가 킬 스위치 장착 방침을 발표한 만큼 이통사와의 협력 아래 국내 모델에 내년 상반기까지 킬 스위치를 차질없이 탑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