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 도시 아우스부르크 지방검찰청은 이들 미술품 중 구를리트의 소유권이 명확한 작품들은 조속히 그에게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독일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인하르트 네메츠 아우스부르크 지방검찰청 청장은 "나치의 박해와 연루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미술품의 원래 소유주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함으로써 의심할 여지 없이 구를리트가 소유권을 가진 작품들도 분별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조속히 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검찰 수사팀은 총 1천406점의 미술품 가운데 970점가량은 유대인 가정이나 박물관에서 탈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검찰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유대인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로널드 라우더 세계유대인총회(WJC) 의장은 성명을 내고 "구를리트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미술품들은 나치에 의해 약탈된 것으로 이에 관한 결정은 지방검찰청이 아니라 독일 정부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민간이 소유한 나치 약탈 미술품의 반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제약이 많은 법규정 때문"이라면서 "독일 정부가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를리트는 지난 17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내가 이 미술품보다 더 사랑한 것은 없다. 자발적으로 돌려줄 생각은 없다"고 말해 향후 작품 소유권을 둘러싼 장기간의 법정다툼을 예고했다.
검찰은 그를 상대로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는 슈피겔에 "나는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의 보도로 나치 시절 유명 미술품 거래상의 아들인 구를리트가 뮌헨 아파트에서 이들 작품을 대거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피카소, 샤갈, 마티스, 르누아르 등 현대 미술 거장들 작품이 대거 포함된 이들 미술품의 가치는 13억5천만달러(약 1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