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 '기형아 유발 약품' 獨제조사 배상책임

스페인에서 탈리도마이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이 처음으로 내려졌다.

독일 제약사 그루넨탈 그룹이 제조한 탈리도마이드는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임신부 입덧 방지제로 판매됐다.

그런데 이를 복용한 임신부들이 기형아들을 대거 출산해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스페인 법원은 20일(현지시간) 그루넨탈이 탈리도마이드 피해 소송을 제기한 고소인들에게 장애 정도에 따라 개인당 수만 유로(1만 유로 = 약 1,400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약품 때문에 기형으로 태어난 스페인 피해자 180명은 지난달 그루넨탈에 2억400만 유로(약 2천9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총 배상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피해자들이 주장한 배상액보다는 크게 적을 것이라고 AP통신은 추정했다.

그루넨탈은 앞서 스페인 피해자들에게 매년 총 12만 유로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피해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1953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탈리도마이드는 동물실험에서 부작용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부작용 없는 기적의 약'으로 선전되면서 세계 50여 국의 임신부들이 입덧 방지를 목적트로 복용했다.

하지만, 임신부들이 기형아를 낳으면서 판매가 금지됐다. 이 약은 독일에서는 1961년에 수거됐으나 스페인에서는 1965년까지 판매됐다.

당시 이 약품을 복용한 임신부들이 출산한 기형아는 사지가 없는 아기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40여 개국에서 1만∼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루넨탈은 책임을 인정하기를 거부하다가 지난해에야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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