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보좌관 "北, 추가도발땐 중대한 비용 치를 것"

조지타운대 강연 "북핵 위협제거가 가장 긴박한 외교목표"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은 앞으로의 추가도발에 대해 중대한 비용을 지속적으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조지타운 대학에서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에게는 한편으로 더 큰 고립과 경제핍박으로 가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 평화와 발전, 국제사회의 편입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기회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우리는 분명히 대화에 대해 열려있으며 북한과 양자적 소통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근본적 선택을 통해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긴박한 안보목표의 하나는 바로 북한의 핵과 다른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이 주는 위협들을 거두는 것"이라며 "그 같은 목표를 위해 우리는 협상할 준비가 돼있지만 그 협상은 진정성있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협상은 핵무기 프로그램의 전부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비가역적인 조치들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의 핵심적 요소들을 계속 가동하면서 대화를 시도한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우방들, 특히 중국과 함께 북한이 비핵화도록 압력을 증강하겠다"고 밝히고 "우리 자신과 우방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양자 제재와 국제적 제재를 유지하고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핵문제는 국제사회와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기초해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이 똘똘 뭉쳐 견고한 협상을 진행하는 바람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북한의 경우 미국과 중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은 P5+1와 같은 단결도를 보이며 북한에 대해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아시아·태평양으로의 재균형(rebalancing) 전략은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의 코너스톤으로 남아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4월 아시아 방문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를 방문할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을 방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의 여파로 10월6일부터 6박7일간 예정됐던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방문을 취소한 바 있어 내년 4월 방문에는 이들 국가들이 주로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얼마나 많은 분쟁지대가 다른 지역에 존재하더라도 우리는 아시아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지속적으로 심화시켜나갈 것"이라며 "아시아의 친구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으며 가장 높은 수준의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조 바이든 부통령의 한·중·일 3국 방문도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사령탑에 해당하는 라이스 보좌관의 이날 강연은 오바마 행정부가 2기 출범 이후 중동문제에 집중하면서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또는 재균형 전략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론이 제기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보좌관은 일본과 한국, 호주, 필리핀, 중국 순으로 아시아 정책의 대강을 소개하고 미국의 적극적 관여와 역할이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국과의 동맹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미 연합전력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충분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동맹의 군사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간략히 설명했다.

또 중·일간 영유권 분쟁에 대해서는 "지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우려 중의 하나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해상분쟁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역내 국가들이 서로 소통을 원만히 해 해상에서의 사건이 의도하지 않은 더 큰 분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법과 기준을 준수하고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해상분쟁을 방지하고 위협과 공격적 행위를 차단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주최한 이날 강연에는 한국과 일본의 주미 공사와 필리핀·싱가포르 대사 등 아시아 각국의 주미 공관 인사들과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등 아시아 관련 외교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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