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 트라우마' 前하사관, 母와 다툰 뒤 방화

(사진=인천시 제공/자료사진)
연평해전 참전 당시의 충격에 시달리던 전 해군 하사관이 술에 취해 어머니와 다투다 집에 불을 질러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박모(41) 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박 씨는 이날 새벽 4시 50분쯤 노원구의 한 아파트 3층 자신의 집에서 라이터로 이불과 종이에 불을 질러 46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TV에서 북한 관련 뉴스를 본 뒤 만취 상태로 돌아온 박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는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다 "나를 무시한다"며 불을 질렀다.


박 씨는 지난 1999년 6월 발생한 제1연평해전에 참전했던 해군 하사관 출신으로 제대 뒤 무직 상태로 지내면서 당시 받았던 충격에 시달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평소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북한 관련 뉴스가 나오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며 술을 자주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어머니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참전 이후 술을 마시면 귀신이 나온다거나 꿈에서 군대 있을 때 있었던 전쟁 장면이 나온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이날 어머니 A 씨의 얼굴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다시 어머니에게 같은 범행을 저지를 수 있어 구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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