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등 RO 내란음모 녹취파일 …부실관리 '논란'

검찰, 개봉한 채 보관한 휴대용 저장장치 등 법원에 제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 입증의 핵심 증거 중 하나인 녹취 파일 등을 검찰이 부실하게 관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녹취 파일과 동영상 파일이 담긴 SD카드, USB메모리, 수사용 PC 하드 디스크, 녹음기 등 증거물이 밀봉되지 않은 채 보관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정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22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내란음모 사건 제7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전날 검찰이 요구한 녹취 파일 등을 제보자 이모 씨에게 진술 보조자료로 제공했다.

하지만 검찰이 보관했던 녹취 파일 등이 담긴 SD카드, USB메모리 등은 밀봉되지 않은 상태로 법정에 제출됐고, 재판부는 녹취 파일 등을 증거 능력이 부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 씨만 이어폰을 통해 청취시켰다.


변호인단은 이와 관련해 "녹취 파일 등이 담긴 SD카드, USB메모리 등이 개방된 상태로 보관돼 증거로서 무결성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휴대용 저장장치 등에 자유롭게 수시로 접근해 시·청취한 사실이 있고 수사관들이나 제 3자가 자유로이 녹취 파일 등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증거물을 밀봉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증거 능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녹취 파일 등을 증거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해시값 대조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재판부는 이어 녹취 파일 등이 증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신문하는 '진정성립'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SD카드, USB메모리 등을 봉투에 넣어 검찰측과 재판장 서명 날인 후 밀봉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녹취 파일 등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다면 봉투를 열어볼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밀봉하는 이유는 오늘 이 씨에게 보여준 녹취 파일 등이 동일한 것임을 확인하는 것일 뿐 증거 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해시값=특정 파일의 손실·압축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전자 기록의 변조 여부를 보여주는 값으로 '전자 지문'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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