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쪽 조서를 단 3시간만에…국정원 짜맞추기 수사 의혹

제보자 이모씨 "국정원 수사관이 조서 준비해와"

통합진보당의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22일 수원지법 형사12부(김정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내란음모 사건 7차 공판에서 제보자 이모 씨는 "지난 7월 국정원 수사관 문모씨를 만나 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날 오후 6시 40분 수원시 모 호텔 객실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저녁 10시 5분 142쪽에 달하는 조서 작성을 끝마쳤다.

당시 객실에는 국정원 직원 문 씨 등 2명이 있었으며 노트북과 프린터를 이용해 조사가 진행됐다.

이날 작성된 조서엔 5월 12일 합정동 마리스타 회합 당시 찍힌 85장의 사진도 포함됐다.

변호인단은 "100쪽이 넘는 조서와 사진 확인 작업이 단 세 시간만에 마무리됐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 가지 않는다"며 "조서 내용 안에 있는 녹취 내용을 제대로 확인했냐"고 이 씨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녹취 파일은 처음과 끝만 확인했으며 사진과 동영상도 빠르게 확인했다"며 "국정원 수사관이 조서를 사전에 작성해 와 조사가 빨리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 씨는 전날에 이어 검은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법정에 출석했으며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가림막이 설치됐다.

재판부는 오는 25일까지 변호인단 반대신문을 진행하며, 재판부 직권으로 제보자 이 씨에 대한 증인 채택을 하루 더 연장해 26일 오후 이 씨와 국정원 직원 문 씨를 차례로 불러 추가 신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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