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산물 수입규제 세계적 완화 속 한국은 강화"…진실은?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22일 일본 농림수산성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금 세계적으로 일본 수산물 수입규제가 완화되고 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12개국에서는 일본 수산물 수입규제를 아예 철폐됐다. 그런데 한국은 규제를 도리어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지진 후 전 세계 약 50개 국가 및 지역에서 후쿠시마원전 사고 관련 규제를 도입했으나, 현재는 캐나다, 멕시코, 뉴질랜드 등 12개국이 관련 규제를 완전 철폐했다. 아시아 인근 국가 가운데에도 베트남이 지난 9월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도입한 수입수산물 선별 검사 등 규제를 철폐했고, 말레이시아는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일본 수산물 수입규제를 없앴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 수산물의 수출액은 2010년 같은 기간 대비 17% 상승한 1575억엔(약 1조65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3월 처음으로 2010년 수준을 회복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일본 8개현 50개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8개현 원산지 모든 수산물에 대한 전면 수입 금지로 규제를 강화했을 뿐 아니라, 8개 현 이외 지역에서 세슘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스트론튬 및 플루토늄 등 다른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고, 원산지 특별단속과 함께 유통 이력제 대상도 10개에서 13개 품목으로 확대했다는 것이 보도 내용이다.


과연 이 보도의 진실은 무엇일까?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 김은영 지부장은 23일 CBS 라디오 <주말 시사자키 윤지나입니다>(표준FM 98.1MHz. 저녁 6~8시)와의 인터뷰에서 “수입 규제를 철폐한 12개국에는 우리와 비슷한 일본 인접국인 중국 대만 러시아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힌 뒤 “원전 사고로 수입 규제를 시작한 50개국 중 여전히 규제가 남아있는 국가가 38개인데도 유독 한국만 언급한 데에는, 최근 한일 관계의 악화로 인한 일본 보수층의 정서가 보수 언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나라들이 원전 사고 직후 규제를 시작했다가 일부에서 완화하는 시점에, 한국이 뒤늦게 규제를 시작하면서 한국의 규제가 두드러져 보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12개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 규제 철폐에 나선 것은 “일본의 영향력 그리고 아베 총리의 외교적 노력이 거둔 성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김혜정 운영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주말 시사자키 윤지나입니다> 인터뷰에서 “일본 수산물 수입 규제를 철폐한 12개국은 일본 수산물 수입의 양이 적거나 그것이 자국 수산물 수요에 끼치는 영향이 작은 나라들”이라며 “우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수입 규제가 완화된 나라의 경우를 봐도, 미얀마나 페루, 세르비아 등은 모든 식품과 사료를 아예 전면 금지시켰다가 그것을 완화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와 비교해야 할 중국, 대만, 러시아 사례를 봐야 한다”면서 “중국은 원전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10개현의 모든 식품과 사료 수입 전면 금지 중이고, 나머지 현의 수산물도 산지의 경로와 원산지 표기, 실제 수출입 업자 등록 관리 등을 까다롭고 엄격하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대만은 5개현의 모든 식품과 사료 수입 전면 금지 중이고, 나머지 도현의 식품은 대만 당국이 전수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8개현의 모든 수산물과 수산 가공품 수입 금지 중이고, 특히 작년 러시아에서는 일본에서 들어오는 자동차 등 공산품 340여가지 중 280개가 넘는 공산품을 방사능 기준치가 넘었다고 반송까지 했다”고 규제가 우리나라보다 강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월 6일 8개현 수산물 수입 조치하기 전까지 어떤 수입 규제 조치도 한 바 없다가, 방사능 오염수 사태가 심각해지고 국민 여론 거세지자 뒤늦게 겨우 된 것”이라면서 “8개현 수산물 수입 금지를 했지만, 133건의 일본 수산물 방사능 검출 건수에서 8개현 중 포함된 현은 3개현뿐이다. 정작 8개현에 포함 안 된 홋카이도 현에서 67건이나 방사능 오염 수산물이 수입됐고, 일본 남해나 서해에서도 오염 수산물이 들어왔기 때문에 8개현으로는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공품 수입 금지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의 모든 농수산물 가공품은 고스란히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10년 기준 전체 우리나라 식품첨가물의 37% 가공식품의 15% 건강기능식품의 9.5%가 일본산임을 감안할 때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 알 수 있다”고 정부 규제의 문제를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반송하겠다고 했는데, 식약청 보유 장비로는 0.5베크렐 미만은 미량으로 처리돼서 그냥 넘어가고 있다. 기준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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