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폭로한 미국 내부 문건을 인용, 싱가포르와 한국이 각각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대한 호주와 미국 정보기관 도청의 핵심 조력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주로 미국과 호주의 정보기관이 환태평양 지역에 설치된 해저통신망을 이용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의 국제통화 및 인터넷 접속 내용을 도청하거나 감시하는 것을 도왔다.
1970년대 이후 동남아 지역의 통신 허브 역할을 해온 싱가포르는 오래전부터 호주 정보기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런 배경이 '다섯 개의 눈' 정보기관들로 하여금 싱가포르를 환태평양 지역의 주요 도청 허브로 활용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를 오가는 해저통신망이 싱가포르를 거쳐간다.
또 한국의 경우 부산을 통해 해저로 이어진 통신망이 중국과 홍콩, 대만까지 뻗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정보기관이 이들 국가의 통신정보를 도청하는 주요 허브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아울러 자국의 서부 해안과 하와이, 괌 등에 설치된 도청기지를 활용해 환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모든 통신망을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코드네임 '스텔라'로 불린 서호주 제럴드턴 인근 호주신호국(ASD) 도청기지와 코드네임 '아이언샌드'로 불린 뉴질랜드 남섬의 정부통신보안국(GCSB) 기지 등 호주와 뉴질랜드의 정보기관들은 인근국의 위성통신 내용까지 도청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코드네임이 공개되지 않은 호주 북부 다윈 인근 쇼울 베이의 ASD 기지는 인도네시아가 1970년대 중반부터 운영해온 팔라파 통신위성을 통한 각종 통신 내용을 오랫동안 도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