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동물원장 "호랑이는 본능에 충실... 사살은 무리"

" 사육관리, 안전관리 지침 공통적인것 아직 마련되지 않아"

- 다른 종보다 맹수성 강하고, 가장 큰 덩치 호랑이
- 2인 1조 지켜졌으면 이런 일 없었을 것
- 26년 곤충 사육사, 맹수사 이동 이해 안되는 부분
- 사고 뒤 차단막 치고, 일반에 호랑이 공개 안했어야
- 호랑이 사살은 무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1월 25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신남식 (서울대 수의과교수, 前 에버랜드 동물원장)



◇ 정관용> 지난 주말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의 목을 무는 참사 발생했고. 안타깝게도 사육사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답니다. 이번 사태로 동물원의 안전점검 시설보완 등등 그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 지적이 많고요. 전 에버랜드 동물원 원장으로 누구보다 동물원 잘 아시는 분. 서울대학교 수의과 대학 신남식 교수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신남식>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에버랜드 동물원 원장 지내신 게 언제였습니까?

◆ 신남식> 제가 에버랜드 근무한 것은 1981년도부터 2002년도까지고요. 동물원장은 마지막에 4년간 근무했었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총 21년이나 동물원에 계셨군요?

◆ 신남식> 네.

◇ 정관용> 우리나라 동물원 처음 생긴 게 언제였죠? 동물원 역사가 어떻게 됩니까?

◆ 신남식> 동물원의 역사는 창경원으로부터 시작이 되는데요. 지금부터부터 100년이 넘었죠.

◇ 정관용> 창경원, 맞아요. 그런데 일제가 거기다 만들었었죠?

◆ 신남식>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 100년 넘는 역사 속에 이렇게 호랑이와 같은 맹수가 사육사를 물어서 중태에 빠트린 사례가 있었습니까?

◆ 신남식> 사실 이번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죠. 사실 그간 동물원에서 많은 사건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물원, 창경원 동물원부터 100년이 넘는 우리나라 동물원 역사상 이와 같은 사고는 처음 있는 일로 기억됩니다.

◇ 정관용> 처음예요?

◆ 신남식> 네. 사실 야생동물과 제가 계속 인연을 맺어왔고. 동물원에 관계했던 사람으로서 참 황당한 사건이고. 또한 부상당한 사육사를 생각하면 참 애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중태에 빠진 사육사가 빨리 회복되기를 우선 바랄 뿐입니다.

◇ 정관용> 100년이 넘는데 처음 있는 일이다. 황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말씀이신데.

◆ 신남식> 네.

◇ 정관용> 이번에 사고를 낸 호랑이가 지난 2011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한 시베리아 호랑이라고 해요.

◆ 신남식> 네. 그렇죠.

◇ 정관용> 시베리아 호랑이종은 어떤 특성과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까?

◆ 신남식> 호랑이종은 대개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만 시베리아호랑이는 호랑이 중에서 가장 큰 덩치를 가지고 있고. 지금 세계적으로 희귀동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로서 상당히 귀한 동물이기도 합니다.

◇ 정관용> 특별히 성격이 포악하다거나 그런 게 있나요?

◆ 신남식> 덩치가 큰 만큼 다른 호랑이종보다 좀더 맹수성을 강하게 띄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신남식> 제가 보기에는 먹이를 주는 과정이 아니고 아침 10시라면 청소를 하는 시간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대개 먹이는 오후에 주게 되기 때문에.

◇ 정관용> 호랑이나 이런 것들이 있는 우리라든가 사육장을 청소할 때에 기본적인 교본 같은 게 없습니까? 에버랜드 같으면 어떻게 합니까?

◆ 신남식> 그건 청소나 이게 사육 관리에는 항상 그런 지침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지침에 따라서 행동하고 특히 청소 같은 이러한 현장에서 작업을 할 때는 2인 1조로 되어서.

◇ 정관용> 2인 1조.

◆ 신남식> 네, 항상 안전관리 만전을 기하게 되겠죠. 사실상 동물원의 업무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마는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그러한 아주 부분입니다.

◇ 정관용> 지금 보도를 보면 뒷공간 쪽에 호랑이를 몰아넣고 그리고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뒷공간이 아니라 옆공간에 있었던 모양이에요?

◆ 신남식> 그게 대개의 맹수 동물사는 출입문이 이중문으로 되어 있고 잠금장치도 이중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또 사육관리자의 동선과 동물 동선이 분리되게 되어 있어서 의도적이지 않으면 직접 동물과 접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이번 사고가 난 동물사는 이런 구조가 아니라 사육사가 동물사에 들어가려면 전시공간의 문을 통해서 들어가게 되어 있어서 동물을 완전히 격리시켜야만 사육사가 안전하게 출입할 수 있는데 아마 이러한 이번의 사건은 격리시키는 과정에서 출입문에 격리문을 완전히 점검하지 못한 상태에서 되어 있거나 아니면 동물이 숨어 있는 상태에서 사육사가 모르고 들어간 그러한 상황이 아닐까 이렇게 추측이 됩니다.

◇ 정관용> 게다가 지금 호랑이가 있던 곳이 원래는 호랑이 있는 방사장이 아니라 여우를 키우던 공간이라고 해요.

◆ 신남식> 그렇죠. 이번에 호랑이사를 전면 개보수하기 때문에 아마 임시로 여우사육장을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 여우사육장은 아까 교수님 말씀하신 그런 맹수사육장의 이중문, 이중 잠금장치 이런 등등이 없을 것 아닙니까?

◆ 신남식> 원칙적으로는 거기도 있어야 되겠지만 아마 부분적으로 없었던 부분이 있죠.

◇ 정관용> 그리고 우리가 TV화면에서 다 봤습니다만 쓰러진 사육사가 있는 곳 바로 앞에 한 1.5m밖에 안 되는 펜스가 있고 그 펜스 바깥은 일반 관광객이 다 다니는 곳이란 말이에요. 1.5m라면 호랑이는 충분히 넘는 것 아닙니까?

◆ 신남식> 그렇죠. 그런데 외부 여우사를 임시로 썼기 때문에 그 내부 공간이 좁고 외부 울타리가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개선할 사안이죠. 그러나 사실상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그건 아니라고 보고요. 근본원인은 안전의식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사실 호랑이가 나올 수 없는 곳에 나와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 신남식> 그렇죠. 격리문의 단속을 확실히 했다면 이러한 일은 일어날 수가 없던 일이죠.

◇ 정관용> 그리고 아까 처음에 교수님께서 반드시 청소나 이런 건 2인 1조로해야 한다라고 하셨는데 지금 이번의 경우는 2인 1조가 아니었다면서요?

◆ 신남식> 그렇죠. 전에 말씀드렸지만 동물원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업무인데. 특히 맹수를 청소하거나 동물사 우리에 집어넣는다거나 또 밖으로 내놓는다든가 이러한 관리를 하는 데는 2인 1조가 기본입니다. 이것은 안전문제를 보다 확실히 하고 위험에 처했을 때 신속히 대응하고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한 거죠. 사실상 2인 1조의 원칙이 지켜졌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또 발생했더라도 신속하게 연락 체계가 되고 어떤 조치를 빨리 취할 수 있었겠죠.

◇ 정관용> 서울대공원 소장이 발표한 내용을 보니까 2인 1조로 다니기는 했지만 둘이 딱 이렇게 붙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한 사람은 맹수사 바깥쪽 다른 데 있었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중이었다. 서로 얼굴만 알아볼 수 있고 고함을 치면 들을 수 있는 정도면 2인 1조가 된다, 이렇게 해명을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 해명입니까?

◆ 신남식> 조금 무리가 있는 설명이긴 한데요. 이렇게 붙어있을 수는 없겠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행동적으로 표현이 가능하고 서로가 인지될 수 있는 그 거리는 되어야 하겠죠.

◇ 정관용> 여기에서 말하는 2인 1조라는 것은 하나의 작업을 둘이 같이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신남식> 그렇죠. 또 둘이 같이 하면서, 주변 감시도 하면서 이런 것을 얘기하는 것이겠죠.

◇ 정관용> 호랑이사를 청소한다면 두 사람이 함께 청소해야 되는 건데. 지금 얘기는 한 사람은 청소하고 한 사람은 맹수사 다른 데 있었다는 것 아니겠어요?

◆ 신남식> 그런 것은 좀 문제가 되죠.

◇ 정관용> 그건 2인 1조가 아니라고 봐야 되겠죠. 오죽하면 쓰러져 있는 사육사를 처음 발견한 사람도 소위 말하는 2인 1조의 동료가 아니라 매점 직원이었대요.

◆ 신남식> 아, 네... 발표를 일단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게다가 지금 아마 이 방송 들으시면서 세상에! 이러실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이번에 피해를 본 사육사가 사육사 경력은 30년 가까이 되지만 26년 동안이나 곤충을 돌보던 곤충학 박사시랍니다. 맹수사에 온 것은 올해 초래요.

◆ 신남식> 저도 사실상 개인적으로 사고를 당한 사육사분을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세요?

◆ 신남식> 곤충학 박사는 아니고 곤충에 일가견이 있는 그런 사육사가 되겠습니다. 사실상 저도 사고 당사자가 맹수를 담당하고 있었다는 것에 의아해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맹수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지겠지만 안전관리 문제는 누구에게나 다 숙지하고 지켜져야 할 부분인데 이런 문제를 조금 소홀히 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니, 26년이나 곤충사에 있었던 분이 어떻게 맹수사에 갈 수 있을까요?

◆ 신남식> 그건 관리책임자의 여러 가지 의도가 있었을 걸로 생각됩니다만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것 역시 서울대공원 측의 해명을 들어보면 이 사육사는 곤충관에 남기를 원했답니다. 그런데 곤충관에서 세심하게 관리를 잘해서 호랑이사에서도 세심한 관리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답니다. 이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겁니까? 곤충하고 호랑이하고 세심한 관리가 같은 거예요?

◆ 신남식> 보는 관점에서는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담당업무를 옮겼더라면 충분한 교육과 소위 말해서 완충기간을 좀 두고서 접했으면 좋지 않았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바로 그 대목인데. 선임 근무자한테 그냥 구두로 교육을 받았다, 이게 전부랍니다. 그건 또 어떻게 보십니까?

◆ 신남식> 대개의 동물원이 사육사의 어떠한 면허제도라든지 자격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교육은 선배나 매뉴얼에 의해서 실시가 됩니다. 그래서 이것을 선배들도 충분히 구두로라도 강조를 하고 특히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강조를 해 줬어야 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소통이 미흡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 정관용> 교육 메뉴얼도 없었다고 하고요. 그냥 단지 선임 근무자가 구두로 몇 마디 했던 것 같습니다.

◆ 신남식>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동물원의 공통적인 사육관리라든지 동물복지, 안전관리 등에 대한 지침은 현재 협회 측에서 준비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협회라는 게... 동물원협회요?

◆ 신남식>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쪽에서 현재 진행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각 동물원마다 사실상 안전 매뉴얼은 있고 그 내용이 비슷비슷한 내용입니다마는 매뉴얼의 문제가 아니고 얼마만큼 이것을 지키느냐, 숙지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협회에서 마련 중이라는 얘기는 아직 없다는 얘기로군요. 그렇죠?

◆ 신남식> 공통적인 것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다음에 사고를 낸 호랑이를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관객들이 보는 곳에 두었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신남식> 일단 일반 사람들에 대한 관점에서 본다면 조금 그러한 사건이 있는 것에 대해서 섬뜩함을 느끼겠죠. 그래서 아마 일반에게 공개하는 것은 좀 무리라고 보고 은폐를 시키거나 따로 안 보이는 장소에 두었으면 더 좋았겠죠.

◇ 정관용> 이것 역시 동물원 측은 호랑이가 흥분상태일 수 있어서 그냥 원래 여우사였던 그곳에 잠깐 어느 정도 두었다는 거예요.

◆ 신남식> 그곳에 두더라도 차단막을 좀 해서.

◇ 정관용> 차단막, 그렇죠.

◆ 신남식> 일반에게는 공개를 안 하는 것이 정서상 더 좋았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 정관용> 말씀을 들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어긋났군요. 참... 그리고요. 이렇게 사람을 한 번 물었던 호랑이 사살해야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신남식>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근본적인 문제는 호랑이의, 맹수의 본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호랑이의 잘못이 아니고 안전수칙을 잘 못 지킨 사육사 부분의 잘못이 있기 때문에 호랑이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겠고요. 좀더 쾌적한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사람을 한번 공격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호시탐탐 사람을 공격하려고 노리거나 이러지 않을까요?

◆ 신남식> 항상 노리는 것은 본능이기 때문에.

◇ 정관용> 아, 항상.

◆ 신남식> 호랑이의 본능이기 때문에 자기 영역에 들어오는 것은 모두 적으로 보는 거죠. 오래된 사육사이건 얼마 안 된 사육사건 마찬가지로.

◇ 정관용> 알겠습니다. 쭉 설명말씀 듣고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인재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100년 넘는 역사에 처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라도 제대로 점검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신남식>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전 에버랜드 동물원에 오랫동안 근무를 하셨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신남식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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