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성 매수자 처벌해야 하나" 논란 가열

성에 대한 생각이 자유로운 프랑스에서 성 매수자를 처벌하는 법안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따르면 성 매수자 처벌 법안의 이번 주 의회 표결을 앞두고 입법을 추진하는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유명 인사와 매춘부들이 법안에 대해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행 프랑스 법에서 매춘은 범죄가 아니지만, 이 법이 시행되면 성 매수자에게 벌금이 부과된다. 초범은 1천500유로(약 216만원), 재범은 3천 유로를 벌금으로 물어야 한다.


법안에는 성 매수자 처벌 뿐 아니라 프랑스로 인신매매 당해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좀 더 쉽게 취업 허가를 얻고 주택과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법안 제정에 앞장선 나자트 발로 벨카셈 프랑스 여성인권장관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성 매수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법 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인 매춘부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수백 명의 매춘부는 지난달 "손님을 처벌하는 것은 매춘부를 죽이는 일이다", "우리는 매춘부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파리 시내를 행진했다.

프랑스 매춘여성 노동조합인 STRASS는 "성 매수자 단속이 시행되면 성매매 여성이 좀 더 음성적으로 활동하고 건강과 안전 측면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약 2만 명이 매춘부로 일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많은 유명인도 이 법안이 개인의 성생활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면서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가수 샤를 아즈나부르, 전 문화장관 자크 랑 등 프랑스 유명인 70여 명이 성 매수자 처벌 법안 제정에 반대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이들은 "매춘을 지지하거나 홍보하자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성을 팔고 사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만들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며 "매춘부들은 다른 노동자들과 같은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명 여성학자이자 철학자인 엘리자베스 바댕테르도 최근 일간지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국가가 개인의 성생활을 규제할 수 없다"며 법안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바댕테르는 "남성성과 여성에 대한 폭력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이런 법안을 만든 사람들의 부정적이고 도덕적인 낡은 관점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성인 마리솔 투렌 사회복지부 장관은 "여성주의 관점에서는 그런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성매매 여성 대부분은 매일 폭력과 착취을 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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