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의 개명이 유행이다.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KIA로 이적한 투수 김상현은 지난 7월 김태영으로 개명한 사실을 공개했다. 넥센 장기영도 장민석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 시즌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밖에 2차 드래프트에서 KT 유니폼을 입은 김주원도 김민식에서, 넥센 장시환도 장효훈에서 올해 이름을 바꾼 케이스다. 대부분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다시 야구를 시작하겠다는 각오가 담겨있다.
물론 야구 선수만 이름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연예인 만큼은 아니겠지만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이름을 바꿨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름을 바꿨을까.
▲더 잘 하고 싶어서 이름을 바꾼다
롯데 손아섭은 2009년 손광민에서 개명했다. "야구를 더 잘 하고 싶다"는 이유로 어머니께서 직접 용하다는 작명소에서 이름을 받았다. 그리고 손아섭은 2010년 3할6리를 치더니 4년 연속 3할 타율을 넘어섰다. 2년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과 함께 국가대표 외야수 자리도 꿰찼다. 물론 노력이 일궈낸 결과겠지만, 이름을 바꾸고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후 LG 윤요섭(윤상균), SK 전유수(전승윤), 롯데 박준서(박남섭), 박종윤(박승종) 등도 개명과 함께 1군에서 활약했다.
야구 만큼 많지는 않지만 축구에서도 성공을 위해 이름을 바꾼 케이스가 있다. 아들 작명을 위해 철학관을 찾았다가 본인 이름을 바꾸게 된 대구 윤시호(윤홍창), 부모님의 권유로 개명한 대전 황지웅(황명규) 등이 있다.
농구 오리온스 가득 박유민은 올해 박찬성으로 이름을 바꿨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입단한 박유민은 2012년 3월 무릎 수술과 함께 농구 코트를 떠나있다. 현재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상태. "최근 부상을 털고, 새 이름으로 새 출발하자"는 어머니의 권유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박유민은 개명을 결정했다.
현재 농구 삼성 코치로 활약 중인 '영원한 오빠' 이상민과 축구 '라이언 킹' 이동국도 이름을 살짝 바꿨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변화가 없다. 바로 한자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상민 코치는 KCC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2001년 잦은 부상을 털어버리기 위해 '민'을 '민첩할 민(敏)'에서 '온화할 민(旼)'으로 바꿨다. 이동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뛰던 2007년 이름 가운데 '동'을 '동녘 동(東)'에서 '같을 동(同)'으로 개명했다. 부상으로 독일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골이 안 터지는 등 최근 불운을 씻기 위해서였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개명 1호로 알려진 김바위는 팀 동료 김용운과 구분이 힘들어 개명을 선택했다. 또 농구 삼성 이시준은 "아들이 커서 아빠 이름으로 놀림을 당할까봐"라는 이유로 이원수라는 이름을 내려놨다.
해외 운동 선수들의 개명은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NBA 전설의 센터 카림 압둘자바(루 엘신더)는 이슬람교를 믿은 뒤 개명했고, NFL 채드 잭슨은 자신의 등번호 85번을 스페인어로 읽은 '오초싱코'를 유니폼에 새겼다가 5,000달러 벌금을 문 뒤 아예 채드 오초싱코로 이름을 바꿔버렸다. NBA 악동 중 하나로 유명한 론 아테스트는 세계 평화를 위해 이름도 메타 월드 피스로 바꿨다. 또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는 US오픈 기간 동안 자신이 런칭한 사탕 브랜드인 슈가포바로 개명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