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찰, 호주행 난민선 단속 중단 선언

양국 정상 서한 교환…외교갈등은 소강 국면

인도네시아 경찰이 호주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으로 야기된 양국 외교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호주행 난민 선박에 대한 단속 중단을 선언했다고 인도네시아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수타르만 경찰청장은 성명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발표한 협력 중단 방침에 따라 호주와의 양자 협력이 회복될 때까지 호주로 향하는 난민 선박을 단속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관할구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법행위는 조사하겠지만 누군가 호주로 가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우리 권한 밖의 일"이라며 "(그 부분에 있어) 더 이상 호주와 협력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유도요노 대통령이 지난 20일 선언한 해상 난민문제를 포함한 군사협력 등 호주와의 협력 재검토 방침에 따라 경찰청 등 관련 기관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8일 호주 언론이 호주 방위신호국(DSD)이 2009년 유도요노 대통령과 부인 아니 여사, 부디오노 부통령 등 10명의 전화 도청을 시도했다고 보도하자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호주와의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는 도청 의혹과 관련해 호주에 더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으나 양국 정상이 서한을 교환하면서 갈등은 일단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줄리안 알드린 파샤 인도네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도청의혹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유도요노 대통령의 서한에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지난 23일 답변 서한을 보내왔다며 현재 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법 전문가인 힉마한토 국립인도네시아대(UI) 교수는 "대통령은 애벗 총리의 서한이 인도네시아 국민이 만족할 정도의 해명과 사과를 담고 있는지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인도네시아 주재 호주 외교관 추방 등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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