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 타결 반발 사우디, '新방위정책 채택' 경고"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서방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에 '방위정책 재검토'까지 언급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협상에 앞서 미국이 몇년 전부터 이란과 비밀 협상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우디는 이란의 핵개발 의도뿐 아니라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주재 사우디 대사인 무함마드 빈 나와프 왕자의 자문관인 나와프 오바이드는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속았다. 모든 것이 숨겨져 있었다"며 "문제는 제네바에서 협상이 타결된 게 아니라 어떻게 타결됐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이드 자문관은 이란 견제에 초점을 둔 '신방위정책'이 채택될 것이라며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시리아로 달려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이 아랍 국가 어디에 있더라도 우리가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우디는 군 병력을 이란의 5분의 1 수준인 7만5천명 규모로 유지했다. 대신 미국에 이 지역 안보를 크게 의존했다.

하지만 오바이드 자문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접근함에 따라 미국과 사우디의 전통적인 동맹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는 사우디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이슬람의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는 그동안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핵개발을 극도로 경계했다.

이 때문에 사우디는 이란 핵협상 과정에서 애초 앙숙인 이스라엘과 함께 반(反) 이란 공세를 펴 '괴상한 동맹'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사우디는 지난 24일 이란 핵협상 타결 때에도 "이란 핵 프로그램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성명에 "의도가 좋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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