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대생 '살인사건'…호주사회도 큰 '충격'

호주 경찰 "여성들 각별히 조심해야"…CCTV 증설 요구도 거세

피해자 A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과학수사팀이 현장 조사를 벌이는 모습(출처=호주 뉴스닷컴)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던 '한국인 여대생 살인사건'으로 호주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잔혹하게 살해된 피해자 A씨(22.여)에 대한 추모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 호주에서 피살된 한국인 여대생 '추모 행렬'

26일 호주 뉴스닷컴에 따르면 이른 아침부터 A씨의 시신이 발견된 호주 브리즈번 위컴 공원에는 그녀를 추모하는 헌화가 이어지고 있다.

헌화 행렬에는 A씨의 친구들은 물론 그녀를 전혀 알지 못하는 호주인들도 참여하고 있다.

한 한국계 호주인은 곰 인형과 A씨의 사진을 가져다 놓고 그녀를 추모했다.

그는 "A씨는 아직 아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사건은 그녀의 가족에게 너무나 큰 슬픔을 안겨줬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 호주인도 공원을 찾아 헌화하며 "A씨의 부모님이 누군가 함께 슬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퀸즐랜드주 피해자 지원단체의 로스 톰슨 매니저는 "너무 악몽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A씨의 부모님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곧 A씨의 부모님을 만나 지역사회를 대표해서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퀸즐랜드주 경찰은 이날 한국인 워홀러 A씨를 살해한 혐의로 호주 백인 청년 알렉스 루벤 맥이완(19)을 붙잡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맥이완은 지난 24일 새벽 4시(현지시간)께 브리즈번 도심 앨버트 스트리트에서 길가던 A씨를 마구 때려 살해한 뒤 인근 위컴 공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맥이완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아무나 닥치는대로 죽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사회도 충격…호주 경찰 "여성들 각별히 조심해야"

이번 사건은 호주 한인사회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피해자 A씨와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한 30대 한인 여성은 "그녀는 가로등과 CCTV가 부족한 알버트 스트리트를 따라 걸으며 규칙적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이 한인여성은 "이번 사건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 도시는 밤길이 너무 위험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마음에 들지만 이사를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위성지도 하단 A지점이 피해자 A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출처=구글지도)
A씨가 피살된 지역은 낮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주요 통행로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간에는 집없는 이들의 인기 아지트이며 통행로 주변 숲에는 간이 캠프장도 있었지만 CCTV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안 스튜어트 퀸즐랜드 경찰국장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성들에게 '각별히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여성들은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등 충분히 사전 예방조치를 하고 대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면서 "어두운 지역에 불필요하게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비극"이라면서도 "브리즈번은 매우 안전하며 이런 유형의 범죄가 발생한 것도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 퀸즐랜드 사회, 'CCTV 추가 설치' 여론 고조

한편 퀸즐랜드 지역사회는 이번 사건이 '관광산업'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다니엘 거쉬윈드 퀸즐랜드 관광산업협의회 회장은 "브리즈번은 방문객들이 언제 걸어도
편안함을 느끼는 매우 안전한 도시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다.

그는 또 "퀸즐랜드에서는 사람이 서로 경계하지 않고 어려움에 빠질 경우 서로 도와줬다"면서 "이번 사건은 매우 비극적이고 이례적이며 모든 시민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도시 전체에 더 많은 CCTV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퀸즐랜드 피해자 지원단체도 범죄 예방과 범인의 조속한 검거를 위해서라도 지역에 더 많은 CCTV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리즈먼 캠벨 뉴먼 시장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이 왕래하는 평범한 지역까지 CCTV시스템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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