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FA 시장부터 소극적으로 나섰다. 이종욱과 손시헌, 최준석 등 3명의 내부 FA가 있었지만 일찌감치 "무리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결국 이종욱과 손시헌을 NC에, 최준석을 롯데에 빼앗겼다. 이종욱과 손시헌, 최준석 모두 최근 몇 년간 두산을 이끌었고,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했던 베테랑이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즉시 전력감으로 불리는 베테랑들이 떠났다.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유망주들을 대거 포함시키면서 임재철이 LG, 이혜천이 NC, 김상현이 KIA의 지명을 받았다. 삼성으로 향한 서동환, LG로 이적한 정혁진까지 포함하면 5명의 선수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을 떠났다. 제도상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지만, 두산의 장점인 '화수분 야구'에서 생겨나는 유망주들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탓이다.
이별은 계속 됐다. 베테랑 투수 김선우를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거포 내야수 윤석민을 넥센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과 맞바꿨다.
▲파격적인 세대교체, 과연 성공할까
이처럼 두산의 세대교체 행보는 다소 파격적이다.
사실 내부 FA 3명을 놓칠 때만 해도 두산 팬들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정수빈이나 김재호, 오재일 등 유망주들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의 여유는 조금씩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FA와 2차 드래프트는 어쩔 수 없었다 쳐도 김선우의 방출과 윤석민의 트레이드는 아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김선우는 서른여섯의 나이와 5억원의 연봉이 부담스럽지만 이미 한화에서 관심을 보일 정도로 믿음직한 투수다. 윤석민 역시 올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2012년 김동주의 공백을 잘 메운 거포다.
특히 이제 두산에 남아있는 30대 선수는 김동주, 홍성흔(이상 37)과 정재훈, 이재우(이상 33) 정도다.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돼 2014년을 맞이하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베테랑들과 20대 선수들을 이어줄 연결고리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화수분 야구'를 믿는다고는 하지만 유망주들의 기량이 100% 꽃을 피운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베테랑들의 역할은 그라운드 밖에서 더욱 크게 작용한다. 두산이 롯데로부터 홍성흔을 다시 데려온 이유다. 그런 두산이 베테랑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빨라도 너무 빠른 두산의 세대교체. 물론 성공 여부는 2014년에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