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서구 석유메이저와 접촉 시작"

핵 협상 타결로 자국에 대한 제재가 일부 완화된 이란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구의 석유 메이저들과 발빠르게 접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최근 FT와 한 인터뷰에서 서방의 경제제재로 이란을 떠난 석유 메이저들을 다시 이란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유럽 석유회사 관계자들과 회동을 가졌으며 미국 회사들과도 간접적으로 접촉했다고 밝혔다.


8년 만에 석유장관직에 복귀한 잔가네 장관은 토탈, 로열더치셸, ENI, 스타토일 등의 서방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이란에 투자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한창이던 1990년대에도 이 회사들과 접촉해 이란의 석유·가스 산업에 투자해달라고 설득한 적이 있다.

서구 석유회사들은 최근 수년간 이란의 금융 및 석유산업 분야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한층 강화되면서 모두 이란 시장에서 철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의 영향으로 이란의 석유수출은 지난해 초 하루평균 200만 배럴 이상이던 것이 올해 1∼9월에는 11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졌다.

핵 협상 타결에 따른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 움직임에 석유 메이저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토탈그룹의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될 경우 이란 시장에 복귀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토탈그룹의 중동지역 탐사·생산부문 책임자인 아르노 브륄락은 지난달 테헤란을 방문, 이란 국영기업 책임자인 록네딘 자바디와 만난 자리에서 토탈은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이란 시장에 재진출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열더치셸 등 다른 석유회사들은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페터 포저 로열더치셸 CEO는 지난달 한 강연에서 "이란은 광대한 석유 및 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란의 탄화수소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부분의 석유회사들에 있어 이란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유럽의 한 석유메이저 고위 관계자는 "셰일 혁명의 영향으로 우리에게는 이란 말고도 많은 기회가 있다"며 "이란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보다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세계 4위의 석유 매장량과 가장 많은 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지만 오랜 기간 외국 회사들에는 진입이 금지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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