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 유소년 시스템이 책임진다

③‘세계최강’ 스페인, 바탕은 유소년 시스템

지난 9월 한국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산정하는 세계랭킹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58위까지 밀렸다. 한국 축구가 기록한 최저 순위는 1996년 2월 62위다. 축구대표팀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프로축구는 한국 축구의 부활을 위해 유소년 축구 발전을 공통된 목표로 설정했다. CBS노컷뉴스는 프로축구 1부리그 K리그 클래식과 2부리그 K리그 챌린지 22개 클럽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클럽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우수 사례를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가늠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학원에서 클럽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 지도가 바뀐다
② K리그, 유소년 리그 활성화에 시선이 꽂혔다
③‘세계최강’ 스페인, 바탕은 유소년 시스템
④유소년 시스템, 다문화 가정의 희망이 되다
⑤“내 꿈은 FC서울“ 태국에서 온 종대·종수의 꿈

보급반 축구교실은 단순한 축구선수의 육성뿐 아니라 어려서부터 축구를 접한 연고지 시민과의 유대감 강화를 가장 큰 목표로 한다.(자료사진=부산 아이파크)
‘무적함대’ 스페인은 지난 2008년 7월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산정하는 남자축구 세계랭킹에서 1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줄곧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잠시 브라질과 네덜란드에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대세는 단연 스페인이다.

스페인 축구가 세계정상에 오를 수 있던 배경은 뛰어난 유소년 시스템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의 뛰어난 유소년 축구선수들이 스페인으로 모여 경쟁하며 성장해 다시 전 세계를 무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급반 축구교실의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자 했던 FC서울은 세계적인 축구강국 스페인의 중심에서 오랜 시간 지도자 생활을 했던 키케 리녜로 감독을 지난해 12월 영입했다.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는 스페인 축구의 알토란 같은 노하우를 고스란히 흡수하기 위함이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확인했던 키케 감독은 서울 산하 엘리트 학원 축구팀인 오산중, 오산고와 함께 보급반 축구교실 퓨쳐 오브 서울(Future of FC Seoul)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키케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클럽 가운데 하나인 아슬레틱 빌바오에서 유소년 전담 지도자로 오랜 시간 활약했다. 페르난도 요렌테(유벤투스)와 베냐트 에체바리아, 마르켈 수사에타, 이케르 무니아인(이상 아슬레틱) 등 세계적인 선수들도 어린 시절 키케 감독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클럽 아슬레틱 빌바오에서 유소년 육성 전문가로 활약했던 키케 리녜로 감독은 지난해부터 K리그 클래식 FC서울에서 유소년 육성 총 감독을 맡고 있다.(자료사진=FC서울)
키케 감독은 스페인 그 중에서도 바스크 출신 선수만 활용하는 제한적인 자원에도 불구하고 아슬레틱 빌바오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은 "유소년 육성을 특별히 더욱 강조하는 클럽의 전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소년 육성은 비단 경기력뿐 아니라 연고지와의 유대감을 더욱 확고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키케 감독이 축구선수를 꿈꾸는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은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자신이 지시하는 강도 높은 훈련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그 동안 한국 축구 선수들이 훈련의 ‘질’보다 ‘양’에 맞춰져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훈련의 질이나 강도는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조건 훈련만 강조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키케 감독은 “다만 할 수 있을 때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훈련은 계속되어야 한다. 어린 아이들이라고 할지라도 훈련은 성스러운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멋지다고 할 지라도 그들의 경기 방식을 따라가기 보다는 훈련방식을 배워야 한다”면서 “한국의 인구가 스페인보다 많은 만큼 충분히 뛰어난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유소년들의 재능이 스페인에 못지 않다는 점도 오랜 유소년 육성 경험을 가진 키케 감독의 판단이다. 특히 주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이 장점을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상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이라며 “단단한 팀이 만들어 지고 난 뒤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지면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다. 자기만 빛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는 발전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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