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닭의 내장을 말려 뱀 쓸개로 속여 팔았는데, 피해자들은 엉터리 약에 헛돈을 쓴 것은 물론 배탈 등의 부작용까지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태국 현지에서 코브라 농장을 운영하며 가짜 코브라 쓸개를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정모(42) 씨 등 2명을 검거해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같은 판매 사기를 주도한 혐의로 태국 현지 관광가이드인 43살 박모 씨를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추적하고 있다.
정 씨는 지난 2009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3년여 동안 태국 파타야 인근에 현지인과 동업해 코브라 농장을 운영하면서, 해외여행을 온 한국인 관광객 850명에게 가짜 코브라 쓸개를 판매해 약 7억 5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가이드 박 씨는 당초 관광 일정에 없던 코브라 쇼를 보러가자며 관광객들을 농장으로 유인해 쓸개 제품을 사도록 하고, 매출액의 30~50% 가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은 "뱀 쓸개 자체는 '편자환'과 같은 한방 의약품에 쓰이는 약재로 개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지만, 현지에서 판매한 것은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있는 등 위생 상태를 보장할 수 없는 환경에서 제조된 데다 실제 뱀 쓸개 성분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 씨 일당은 가짜 코브라 쓸개를 건조물과 농축액, 분말 제품 등의 형태로 판매했는데, 판매사기를 최초 제보한 피해자는 문제의 쓸개 제품을 먹은 이후 심한 복통에 시달렸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심지어 피해자 가운데에는 정 씨 일당의 말에 속아 간암으로 투병 중인 가족을 위해 가짜 쓸개 제품을 구입해간 경우도 있었는데,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해 특정 질환에 특효가 있는 것처럼 현혹한 정 씨 일당의 사기 수법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 씨 일당이 태국에 장기체류하면서 현지 실정을 모르는 내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이같은 판매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또다른 국내 여행사와 가이드들도 코브라쇼 등의 관람을 빙자해 유사한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