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뽑고, 얼굴 물어뜯고…죽어야 끝나는 투견판"



- 잔인한 훈련으로 투견 사육
- 은밀한 회원모집, 장소도 수시 변경
- "경찰이 도박장 뒤 봐준다" 제보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회장

투견, 쉽게 말해서 개싸움입니다. 개들이 피투성이가 되거나 중상을 입을 때까지, 죽을 때까지 잔인하게 싸움을 시킵니다. 그리고 거기에 돈을 겁니다. 이른바 투견 도박판을 벌이던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가 됐습니다. 이들이 1년간 벌인 도박판 판돈은 자그마치 6억 2천만 원. 이 잔인한 도박판에는 대기업 간부에 중학교 교사를 지냈던 사람까지 있었다는데요. 투견현장에 잠입해서 현장을 고발한 분입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 직접 연결을 해 보죠.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소연> 안녕하세요.

◇ 김현정> 현장에는 언제 다녀오셨습니까?

◆ 박소연> 3개월 전쯤에 갔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이런 투견판은 어떤 곳에서 벌어지고 있던가요?

◆ 박소연> 주로 야산이나 다리 밑인데요. 다리 밑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전혀 접근하기 어려운 그런 장소였는데, 문제는 주변에 투견을 대주는 사육장이 항상 같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수십마리가 사육되는 사육장 옆에 링이 설치가 되어 있고요. 그 링 안에서 투견판이 벌어지는데 보통 아주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그런 곳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현장에 잠입을 해 보니 대체 싸움이 어떤 식으로 벌어지고 있었습니까?

◆ 박소연> 싸움은 굉장히 잔인합니다. 주로 한 개가 죽거나 혹은 심각하게 다쳐서 싸움을 하지 못할 정도가 돼야 한 경기가 끝나게 되는데요. 보통 개주인이 한 경기당 300만원에서 1,000만원을 걸게 되고요. 관객들까지도 일정 금액을 걸게 됩니다. 또 개가 더 이상 싸움을 하지 못하면 승자가 돈을 따가는데요. 승자들은 다른 관객들한테 한 5만원씩을 주게 되는데요. 이 교통비를 받고 싶은, 5만원을 받는 사람들이 다음번에 또다시 투견에 참가하게 되죠. 그러니까 점점점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무조건 구경만 해도 돈을 돌려줘요, 5만원 교통비를?

◆ 박소연> 그렇습니다. 실제로 배당금 20%를 이른바 똥값이라고 그래서 주최자한테 주고 있거든요. 이것을 관객들한테 5만원씩 교통비로 나눠주는 거죠.

◇ 김현정> 원래 인간들의 격투기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급소 공격하면 안 되고, 위험한 상황이 되면 경기 멈추고 이런 규칙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 투견판은 전혀 그런 게 없는 겁니까?

강원도 춘천 남산면 일대 투견 도박장(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 박소연> 그런 것이 없고요. 투견들, 주로 핏불테리어가 많이 쓰이는데 이 개들은 급소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주로 혀를 빼물기도 하고요. 얼굴 전체를 물게 되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잔인하게 상대방을 물도록 훈련을 시키기 때문에. 그리고 한 번에 이 개들이 죽지 않고 굉장히 근육질이거든요. 한 번에 죽지 않고 아주 수십분 동안 고통을 겪다가 죽든지 심각하게 다치든지 그렇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 과정을 다 봐요? 혀가 뽑히고 근육이 잘려나가는 그 과정을 사람들이 다 구경을 한다는 거예요, 죽을 때까지?

◆ 박소연> 보면서 너무 즐거워하고 돈을 걸고 이러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시면서 굉장히 잔인한 훈련 과정을 받는다고 하셨는데 그 개들이 투견장 끌려가기 전까지 어떤 식으로 훈련을 받는 건가요?

◆ 박소연> 어렸을 때 한 번 물면 놓지 못하는 그런 훈련을 시키는데요. 보통 공중에 어떤 것들을 매달아놓고 이것을 물고 밑에 떨어지지 않도록 물게 훈련을 시키는데 만약에 지쳐서 땅바닥에 떨어지면 밑에서 몽둥이로 때리는 거죠. 이런 식으로 훈련을 시키는 경우도 있고. 또 긴 막대 끝에다가 나머지 한쪽에는 개를 매달고 나머지 한쪽에는 야생 고양이를 망에 담아서 매단 다음에 이 긴 막대가 계속... 이 개는 이 고양이를 잡기 위해서 계속 원을 도는 거죠. 그런 식으로 굉장히 강인한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운데 중심 잡아서 뱅글뱅글뱅글 돌게끔 그런 훈련. 제가 어디서 보기에는 러닝머신을 타는 개도 있다, 이건 무슨...

◆ 박소연> 그런 것도 합니다.

◇ 김현정> 러닝머신 앞에 고양이나 먹이 놓고서는 계속 달리게 하는 것?

◆ 박소연> 그렇지는 않지만 러닝머신한 사람은 그나마 양심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게 훈련받고 투견장에 투입이 되면 그때는 상대 개를 향해서 물고 놓지 않는 이런 상황. 그렇게 해서 한 마리 개가 크게 다치거나 죽으면 그 다친 개, 죽은 개는 어떻게 처리가 되나요?

◆ 박소연> 보통 죽은 개들은 다 개고기로 흘러가고 있고요. 그리고 다친 개들도 보통은 개고기로 판매를 하는데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병원에 버리고 가고요, 동물병원에. 그리고 다음에 또 활용가치가 있다라고 판단되는 투견들은 보통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요. 이때도 마취하지 않고 강인한... 고통을 참는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 마취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하도록 수의사한테 지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치료조차 훈련인 거군요?

◆ 박소연> 그렇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이런 도박판 벌이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그렇게 개 훈련시키고 도박장에다가 개 공급하고.

◆ 박소연> 평범한 사람들도 아주 많이 있고요. 또 투견을 기르는 사람들도 있고, 투견을 사육하는 사람들도 물론 당연히 하고요. 그리고 증권 하는 이런 돈이 많거나 돈을 일시에 많이 벌어들이는 사람들도 많이 이런 것들을 하고. 이번에 중학교 교사도 있다라고 하잖아요.

◇ 김현정> 이번에 적발된 조직.

◆ 박소연> 보통은 조직폭력배, 마약 관련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 사장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조직판을 전체적으로 이끄는 사람들은 조폭이라든지 이런 조직들이 많고.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이웃들도 있다는 얘기예요.

◆ 박소연> 네, 그렇습니다. 외제차를 몰고 수 십대가 한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었어요. 거의 한 40대 이상이 야산으로 쭉 들어가는데 이미 도주로 이런 것들을 다 파악하고 들어가는 거죠, 들어갈 때는.


◇ 김현정> 이렇게 몰래 벌어지는 투견판을 그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가는 거죠?

◆ 박소연>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연락을 받기도 하고요. 그런 동호회를 통해서 가입하게 되는데 거기서 연락을 받기도 하고. 또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은 사람들끼리 은밀하게 연결망을 통해서 연결을 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이런 투견도박판이 이번에 적발된 조직들 말고도 더 있다고 보세요?

◆ 박소연> 네. 전국적으로 굉장히 많다고 하고 있고요. 보통 제가 한 달에 제보를 받은 건만 해도 두 건에서 세 건이에요, 한 사람한테서만.

◇ 김현정> 한 달에?

◆ 박소연>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주로 명절 전에 목돈이 많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해서 명절 전에 투견이 많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아니, 이렇게 성행하고 있는데도 적발이 그렇게 어렵습니까? 저는 투견도박꾼들 적발했다는 뉴스 이번에 거의 처음 들은 것 같은데요.

◆ 박소연> 보통 이게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기도 하고요. 대부분 가명을 사용하고 대포폰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참가자들이 장소를 사전에 알기도 어려워요. 그러니까 보통 하루, 이틀 전에만 알게 되는데 이것도 수시로 현장에서 바뀌어집니다. 물론 근처에 다른 도박장들은 계속 운영이 되고 있기는 한데요. 계속 바뀌어지고 1시간 안에도 수시로 바뀌어지고 있고.

◇ 김현정> 그럼 A라는 야산 밑으로 와라고 얘기했다가 한 시간 후에 B로 다시 옮겼어, 이런 식으로?

◆ 박소연> 네. 그러니까 망을 보는 사람이 있는데요. 그 망보는 사람이 근처에 낯선 사람만 지나가도 전체 연락망을 통해서 다시 장소를 바꾸는 거죠. 그렇게 해서 마지막 장소에 모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도주로도 다 확보해 놓고. 그리고 도주로도 굉장히 위험한 것이 야산이고 들로 어디로 그냥 내달리면서 튀어버리기 때문에 얼마 전에는 도망가다가 죽은 사람도 있었지 않습니까, 어디 깊은 곳에 빠져서. 경찰도 상당히 조심하고 있지만 또 문제는 지역 경찰이 도박판을 봐준다는 제보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경찰이 눈 감아 준다는 제보도 있어요?

◆ 박소연> 저도 실제 경험을 했는데요. 도박 장소를 발견하고 신고를 하면 도박에 그렇게 열중하던 도박꾼들이 이상하게 5분도 안 돼서 다 도주합니다. 그리고 경찰은 아주 천천히 30분 있다가 현장에 나타나서 굉장히 무성의하게 이런 식으로 못 잡는다, 그런 말만 되풀이하죠.

◇ 김현정> 박소연 대표님이 직접 경험을 하셨다고요?

◆ 박소연> 실제로 두 번 이상 경험했습니다.

◇ 김현정> 신고를 했는데 5분 안에 판이 해체가 돼요?

◆ 박소연> 그러니까 이해가 전혀 안 가죠.

◇ 김현정> 그걸 누군가 알려줬다?

◆ 박소연> 반복이 되고 있고요, 그런 상황들이. 그리고 언젠가는 도박장소를 미리 알려줬거든요. 저희 같은 초보들도 10분이면 찾을 수 있는 장소를 경찰은 그 지역 경찰인데도 불구하고 몇 시간 동안 못 찾는다는 말만 하고 여러 명이 현장에 나왔는데도 검거가 어렵다, 불가능하다. 결국은 그런 말만 하고 돌아가 버리더라고요.

◇ 김현정> 참 어이없는 상황이네요. 지금 이 부분은 또다시 다른 수사가 이뤄져야 할 부분을 지금 증언을 해 주신건데. 알겠습니다. 지금 들으시는 분들 듣다가 너무 잔인해서 순간적으로 이어폰을 뺐다는 분이 계실 정도로. 참 인간이 인간의 유희를 위해서 동물이 죽을 때까지 싸우게 만드는,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건지... 참 답답해지는 아침입니다. 반드시 적발해야 될 것 같고요. 뿌리 뽑아야 될 것 같습니다. 박소연 대표님, 오늘 증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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