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인사 '삼성전자(前子)와 후자(後子)' 재확인

사장 인사 16명중 8명 삼성전자 출신

(왼쪽부터) 조남성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전동수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2일 단행된 삼성그룹의 사장단 정기 인사는 삼성전자 출신의 약진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삼성그룹 전 계열사는 삼성전자(前子)와 후자(後子)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된 셈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무선과 가전을 앞세워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의 성공 노하우와 비결을 전 계열사로 전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먼저 삼성전자의 글로벌 1등 DNA를 각 계열사로 신속하게 전파하기 위해 삼성전자 내 핵심 인력을 사장으로 대거 승진시켜 계열사로 내려보냈다.

또 삼성전자내 사장급 핵심 경영진도 대폭 보강하는 등 향후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인적배치도 고려했다.


◈ "삼성전자 통하지 않고는 그룹 요직 못맡는다"

'2014년 정기 사장단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삼성전자 사장단이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방위 투입됐다는 점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 16명 가운데 비전자 계열사 사장으로 자리를 이동한 전자 출신 사장단만 절반인 8명이다.

조남성 삼성전자 부사장이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원기찬 인사팀장(부사장)이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선종 부사장은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전동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윤주화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패션부문장으로 자리를 옯기며 삼성전자 성공신화 전파에 나섰다.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장 출신인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도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겸 건설부문장으로 이동했고, 삼성전자 경영지원팀장을 거친 김봉영 에버랜드 사장도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리조트.건설부문장으로 내정됐다.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은 이날 인사발표장에서 "이번 사장단 인사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주의를 반영하고 삼성전자의 성공 경험을 계열사로 전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과거에는 삼성전자에서 비전자 계열사로 인사가 나면 소위 좌천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최근에는 전자 출신이 비전자 계열사를 맡는 것을 승진하는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 계열사 수장은 모두 교체

삼성전자 출신 고위직이 대거 승진된 데 비해 금융계열사 수장들은 모두 바뀌어 대조를 보였다. 먼저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박근희 부회장은 2011년 6월 삼성생명 사장으로 부임한 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에는 김창수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삼성화재 사장으로 부임했다.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는 안민수 삼성생명 현 부사장이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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