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리아 전쟁범죄 책임자로 알아사드 첫 지목

인권최고대표 "시리아 대통령, 전쟁범죄에 책임"…사망자 12만6천명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시리아에서 벌어진 반인륜적 전쟁범죄의 책임자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지목했다.


필레이 대표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엔 시리아조사위원회는 심각한 반인륜적 전쟁 범죄에 관한 방대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이런 증거들은 시리아 정부 의 수장을 포함, 시리아 정부 최고위층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자행한 사악한 학대행위의 정도는 도저히 믿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유엔 안에서 시리아 전쟁범죄의 책임자로 알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기는 필레이 대표가 처음이라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전했다.

필레이 대표는 시리아 조사위원회가 작성한 중대 인권침해 범죄자 명단을 건네받았다며 시리아 안팎에서 신뢰할만한 조사와 기소가 이뤄질 때까지 명단의 이름과 구체적인 내용은 기밀로 보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아 정부는 필레이 대표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회의에 참석한 파이살 무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만 하고 있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필레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무크다드 외무차관은 또 국제사회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반군 공격을 피해 시리아 라타키아 항구까지 화학무기를 안전하게 옮길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대형트럭과 장갑차량 등 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장비들은 내전을 치르는 시리아 정부군이 군사용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시리아에서 33개월간 내전이 벌어지는 동안 12만6천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활동가와 변호사, 의사들의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SOHR은 전체 12만5천835명의 사망자 중 시민은 어린이 6천627명을 포함, 4만4천381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정부군과 반군 사망자는 각각 5만927명과 2만7천746명으로, 정부군 사망자가 반군 희생자의 두 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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