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속 골프' 뉴욕시장 "내가 소방관이야?" 항변

美 사고 조사팀 "시속 48㎞로 달릴 구간에 132㎞로 진입"

내달 퇴임을 앞둔 '말년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통근 열차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도 여유롭게 골프를 즐겨 구설에 올랐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자신이 직접 응급 대응에 나설 1선 요원이 아니라면서 비판을 수용하지 않았다.

일요일인 지난 1일 오전 7시20분께 뉴욕에서 통근열차 탈선 사고가 일어나 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했을 때 블룸버그 시장은 대서양의 휴양지 버뮤다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는 블룸버그가 사고 소식을 듣고도 곧바로 골프장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오께 골프장을 떠난 그는 저녁 무렵에야 뉴욕에 도착했다.


그는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원 두 곳을 돌았지만 현장에서 진행된 사건 브리핑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블룸버그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문 소방관도, 경찰관도 아닌 내가 무엇을 하라는 말인가. 내가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자신이 사고 30분쯤 후에 골프장에서 첫 보고를 받았다면서 뉴욕시의 초기 대응 시스템은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후임 시장이 될 빌 더블라지오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경우라면 나는 그곳(현장)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블룸버그를 완곡하게 비판했다.

지난 2000년 비교적 늦은 나이에 골프채를 잡은 블룸버그 시장은 골프 때문에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한 예로 지난 2010년 뉴욕시에 강한 눈보라가 닥치기 직전 버뮤다로 가 골프를 쳐 비판을 받았다.

한편 미국 연방 조사팀은 사고가 난 이번 열차가 시속 48㎞로 달려야 할 곡선 구간에 시속 132㎞의 속도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팀은 이것이 기관사의 실수 때문인지, 브레이크 결함 등 기계적 결함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