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의 시국 발언은 종교의 역할"

"정교분리는 종교가 정치권력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 미사가 종교의 정치 참여 문제를 촉발시키면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는 요즘, 3일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종교인들의 시국발언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시국미사 이후 종교인들이 사회를 향해 바른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의견과 종교는 정치와 분리돼야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

과연, 종교는 정치에 참여해야하는 것일까?

사회를 향해 바른 목소리 내는 것은 종교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한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등 3대 종단 관계자들은 사회를 향해 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종교의 의무이자 역할이라고 밝혔다.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는 "교회가 앞장섰던 일제치하에서의 독립운동과 70-80년대 민주화 운동 모두 세상을 향한 교회의 목소리였으며, 구약성서 역시 정치와 경제, 사회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인명진 목사는 이어 "예수그리스도가 로마에 의해 사형 당한 죄목이 바로 '내란수괴죄'였다며, 예수님은 정치범으로 돌아가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어야한다는 뜻은 성직자가 정치권력의 자리에 참여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정리했다.

반면, 성직자가 시국발언은 할 수 있지만, 남북대치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흔드는 내용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민대학교 홍성걸 교수는 "빨갱이나 종북이라는 이야기 안하고 싶지만, 엄연히 북한이 항상 우리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라며, "박창신 신부의 발언은 NLL을 우리 영토로 생각하지 않는 평소의 생각이 드러난 것"이라고 질타했다.

'진의' 파악보다 정쟁에 이용하려는 세력이 갈등 일으켜

이 자리에서는 특히,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창신 신부의 진의를 파악하기보다 정쟁에 이용하려한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 승려는 "옛말에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말 한 사람의 의도가 왜곡되거나 말거나, 남을 공격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 말을 함부로 해석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자리에서는 또, 종교인들의 시국발언의 수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기준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각자의 신앙 양심과 사안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참석자들은 종교인들이 발언할 때는 정치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므로, 정치 지도자들이 천심인 민심을 읽어 사회통합을 이뤄가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 사회자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패널로는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승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민주당 신경민 의원, 천주교인권위원회 김형태 이사장, 국민대학교 홍성걸 교수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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