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일 경우 예상되는 북한의 대외적 대응은 2가지다. '장성택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했다'라고 짧게 전하거나 그와 관련해 일절 보도를 하지 않는 방식이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명된 2009년 이후 실각한 고위 인사들에 대해 북한은 대체로 '해임' 보도를 통해 실각 사실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대표적인 경우가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다. 북한 매체들은 작년 7월 16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가 전날 열렸다며 "회의에서는 리영호를 신병관계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석형 전 노동당 경제담당 비서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직후 중국식 경제개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실각, 말직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6월 6일 열렸다며 "회의에서는 홍석형이 다른 직무에 조동(전보)되는 것과 관련해 그를 당중앙위원회 비서직에서 소환했다"고 전했다.
비리혐의로 좌천된 주상성 전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의 경우에도 북한은 '해임' 사실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011년 3월 16일 국방위원회 결정으로 주상성을 인민보안부장에서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우동측 전 국가보위부 제1부부장이나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과 같이 처형 또는 그에 준하는 숙청을 당한 경우는 '해임' 보도조차 나오지 않았다.
우동측은 작년 3월 25일 김정일 사망 100일을 맞아 김정은 제1위원장 등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으며 박남기는 2010년 1월 9일 조선중앙방송 등이 그가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종업원 궐기모임에 참석했다고 전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은 과거에도 무고한 간부들을 간첩으로 몰아 숙청한 '심화조' 사건의 책임을 지고 2000년께 처형된 채문덕 전 사회안전성(인민보안부의 전신) 정치국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 매체가 장성택 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그의 실각 여부는 이달 17일 김정일 2주기 때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 2주기를 전후해 김정은 제1위원장과 고위 간부들이 모두 참석하는 추모행사가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