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민 시인' 네금 84세 나이로 숨져

이집트 '국민 시인' 아흐메드 푸아드 네금이 8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일간 이집션가제트 등 현지 언론이 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집트의 대표적 '혁명·저항 시인' '풍자 시인'으로 꼽히는 네금은 전날 수도 카이로 자택에서 투병 끝에 숨을 거두었다고 그의 가까운 친구인 무함마드 하셈이 밝혔다.

1929년 동북부 엘샤르키아에서 태어난 네금은 1970~80년대 권력에 비판적인 시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서민적인 삶과 이집트의 유명 시각장애인 가수 셰이크 이맘 이사가 네금의 시를 노래로 부르면서 그의 국민적 인기는 더 올라갔다.

카이로 빈민가와 외곽 소외 계층의 삶도 그가 쓴 시의 주요 소재가 됐다.


군 출신인 가말 압델 나세르와 안와르 사다트, 호스니 무바라크 집권 당시 정권의 부패, 경찰의 압제, 개혁 지연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 전체 18년간 투옥한 경험이 있다.

그는 '현대판 파라오'로 불린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을 불러온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에도 영감을 준 시인으로도 평가 받는다.

18일간 시민혁명이 진행될 때 왕성한 활동을 했고 당시 카이로 민주화 성지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청년 시위대는 네금의 시를 노래로 불렀다.

이슬람주의자 무함마드 무르시가 지난해 대통령의 권한을 확대한 '파라오 헌법 선언'을 발표했을 때도 네금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네금은 아랍어로 별을 뜻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