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포트의 배정이 모두 끝나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북중미 국가들이 속해있는 3번 포트의 추첨 배정이 시작됐다. A조부터 H조까지 차례로 추첨이 이뤄졌다.
각 조에는 이미 두팀씩 배정돼 있었다. 국기만 봐도 아찔한 조들이 즐비했다.
한국은 순조롭게 '죽음의 조'를 피해갔다. 브라질과 카메룬의 A조, 콜롬비아와 코트디부아르의 C조를 지나 3번 포트 추첨의 다음 순서는 D조. 이미 우루과이와 이탈리아가 만나 '죽음의 조'를 예고하고 있었다.
한국에 또 한번 행운이 찾아왔다. 코스타리카의 국기가 펼쳐진 순간 대한민국 여기저기서 환호가 들려오는듯 했다.
G조와 H조의 추첨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 두 팀만이 남았다. 한 팀은 독일과 가나가 속한 G조에, 나머지 한 팀은 벨기에와 알제리가 들어간 H조에 가야했다. H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인상을 줬다. G조의 추첨 구슬이 열렸다. 미국의 국기 성조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사실 마지막에 우리와 미국만 남았을 때 독일과 같은 G조가 될까 걱정했다"고 그 당시 초조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은 하필이면 사연이 있는 팀들이 몰려있는 G조에 속하게 됐다. 미국 대표팀의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G조의 시드 배정국 독일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가나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악연을 맺은 팀. 미국은 이기면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가나에 1-2로 패했다.
클린스만 미국 감독은 "독일과의 만남이 결정될 때 속이 쓰렸다. 가장 힘든 조 가운데 한 곳에 들어가게 됐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이 월드컵이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세상을 놀라게 하고싶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