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중국에 충돌방지 메커니즘 운용 제의할 것"

바이든 동북아 순방 때 거론 방안과 유사…중국 대응 주목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문제와 관련, 중국에 충돌방지를 위한 연락 메커니즘을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일중간에 쓸데없는 오해와 마찰을 줄이고, 예상치 못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방위 당국간 연락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1차 아베 정권(2006∼2007년) 때 구체적인 연락 메커니즘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중국은 운용 개시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며 "조기에 운용을 시작할 것을 계속 중국에 제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일 조 바이든 부통령이 도쿄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기관리 메커니즘과 위기의 상승을 막기 위한 중일간 효과적인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차관) 등 중국 인사들도 지난달 23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상공을 포함하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이후 위기관리체제, 중일대화 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자신들이 선포한 방공구역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차원에서 대화를 거론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중국의 방공구역을 전제로 한 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대화가 조기에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아베 총리는 또 한국,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현재로서는 정상회담의 실현 전망이 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문제가 있을수록 전제 조건 없이 정상끼리 흉금을 터 놓고 논의해야 한다"며 "중국, 한국도 같은 자세를 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내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문제가 정치·외교 문제화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참배 여부는 지금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총리는 여론 반대 속에 지난 6일 강행처리한 특정비밀보호법에 언급, 정부 지정 비밀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은 아니며, 일반인이 말려드는 일은 절대 없다고 주장한 뒤 "더 정중하게 시간을 갖고 설명했어야 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창설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사무국 역할을 할 국가안보국을 내년 초 발족시킬 것이라고 소개하고, 초대 국장에 외무성 사무차관 출신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내각 관방 참여(총리 자문역)를 기용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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