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성폭력 피해 3년 새 2배 증가

[2013 서울시청소년성문화연구조사] 친구가 놀이처럼 가해…절반 이상

“다들 놀이로 장난처럼 하니깐 기분 나빠도 뭐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남자중학생)
“애들 있는데서 까라고 하고, 성기를 잡아 뜯고. 남자가 그런 거쯤은 참아야 살아남는다고 하고.” (남자고등학생)
“남자애들은 나도 좀 당해봤으면 좋겠다 이렇게 쉽게 얘기하죠. 근데 막상 놀림당하고 그러면 진짜 기분 나쁘죠.”(남자고등학생)
“점심시간에 이상한 행동 하는 거 봤는데. 자기들끼리 막 그런 흉내 내 가지고 다른 애들 다 와서 보는데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애들이 이상하다고 하죠.”(남자중학생)


청소년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률이 3년 전에 비해 높아졌으며, 특히 남자의 경우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피해 남학생의 경우 성폭력이 친구로부터 놀이처럼 이뤄지는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서울지역 7개 청소년성문화센터가 함께 조사해 10일 발표한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 연구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청소년(중학생, 고등학생)의 성폭력(놀림, 수치심, 폭력 등) 피해 경험률(45.2% 1,481명 중 669명)은 2010년에 비해 높아졌으며, 특히 남자청소년의 피해 경험률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여자청소년의 피해 경험률은 2010년 44.2%(876명 중 505명)에서 2013년 48.7%(741명 중 380명)로 증가했으며, 남자청소년의 피해 경험률은 2010년 23.8%(661명 중 203명)에서 2013년 41.6%(740명 중 308명)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남자 청소년의 성폭력 피해 내용을 보면 내 앞에서 성관계/자위 흉내(17.9% 55명), 성기·가슴 등 신체부위 만지기(17.9% 55명), 성적으로 외모 놀리기(15.6% 48명) 순으로 나타났다.

여자 청소년의 성폭력 피해는 성적 내용 문자나 파일 수신(19.9% 72명), 성적으로 외모 놀리기(18.6% 67명), 성기·가슴 등 신체부위 만지기(14.7% 53명) 순으로 나타나 성별 간 경험의 차이가 드러났다.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고등학교 남자청소년의 경우, 성폭력이 친구로부터 놀이처럼 이뤄지는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57.6%(106명)가 동성친구로부터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반면 성폭력 피해 경험한 여자청소년의 33.2%(85명)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경험한다는 대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연구를 조사한 성문화 기관 측은 “성폭력 예방교육에서 성별 차이를 고려한 내용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 연구 조사'는 서울지역의 7개 청소년성문화센터가 함께 조사했다. 조사에는 서울시 재학 중인 초·중·고생과 특수집단(보호관찰 등) 청소년 3,505명이 참가했다.

또한 청소년 성문화의 현장성을 반영하기 위한 대상별·성별 8그룹에 대한 포커스그룹인터뷰조사(FGI)를 병행했다.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 연구조사'는 청소년 성문화의 현황을 파악해 청소년의 성교육과 성관련 위기지원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4년부터 실시, 올해까지 총4회(2004년/2007년/2010년/2013년)에 걸쳐 진행했다.

이 발표와 관련해 10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2013 서울시민 100인 원탁토론 - 청소년 성문화 현실과 성교육을 말하다'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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