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예금보험공사, 코레일, 수자원공사 등 12개 주요 공공기관들의 부채가 400조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 가운데 10개 기관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세재정연구원이 10일 '공공기관 부채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H와 한전, 수자원공사, 코레일 등 12개 주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부채는 412조3천억원에 달했다.
올해 국가채무 규모가 446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12개 기관의 부채가 나라빚 규모에 육박하고 있는 셈이다.
12개 기관 가운데는 LH의 부채가 138조1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전(95.1조), 예금보험공사(45.9조), 가스공사(32.3조), 도로공사(25.3조), 석유공사 (18조), 철도시설공단(17.3조), 철도공사(14.3조), 수자원공사(13.8조) 등의 순이었다.
◈ MB정부 들어 공공기관 빚 급증
1997년만 해도 이들 12개 공공기관의 채무는 60조원이 채 안됐지만, 15년 만에 거의 7배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 이명박 정부들어 5년 동안 이들 공공기관의 빚은 빠르게 늘어 부채가 무려 200조원 이상 급증했다.
LH는 이 기간 동안 보금자리 사업과 신도시.택지 사업,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과 아라뱃길 사업을 하느라 막대한 빚을 끌어들였다. 또, 한전은 석유값 급등에도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석유공사는 해외 유전개발에 나서면서 빚더미에 올랐다.
이렇게 정부 정책이나 사업을 떠맡으면서 빚더미에 오른 공공기관들은 이제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도 못 갚을 정도로 부실해졌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12개 공공기관에서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장학재단을 제외한 10개 공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조3천억원. 이에 반해 이자비용은 7조3천억원에 달해, 결국 이자를 갚기위해 또 빚을 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은 5개 기관에 달했고, 석탄공사와 코레일, 한전은 영업적자로 인해 심지어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공공요금 인상, 사업 축소로 이어지나...
그런데도 이들 공공기관들은 높은 연봉과 과도한 성과급, 후한 복리후생을 누려, 방만경영을 해왔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11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고,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와 방만경영을 바로잡을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조세재정연구원은 이날 공공기관 자구 노력에 더해, LH의 보금자리 사업이나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특단의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금인상 요인이 있을 경우는 공공요금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기관 스스로의 자구노력과 함께, 공공요금 인상이나 공공사업 축소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