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넥센의 행보는 조금 다르다. 아직 2013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축 선수들의 연봉 계약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유격수 강정호와 지난 4일 연봉 4억2,000만원(올해 3억원)에 도장을 찍더니 이틀 뒤에는 3루수 김민성과 1억8,000만원(올해 8,000만원)에 계약했다. 또 9일 마무리 손승락과 4억3,000만원(올해 2억6,000만원)에 사인했고, 10일에는 박병호에게 5억원(올해 2억2,000만원)을 안겨줬다.
골든글러브 3인방과 주전 3루수를 이렇다 할 협상도 없이 첫 만남에서 도장을 찍었다.
그렇다면 넥센이 일사천리로 연봉 협상을 매듭짓는 비결은 무엇일까. 왜 협상조차 없었을까. 바로 선수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팀에서 자신의 기대보다 많은 연봉을 제시하는 데 도장을 찍지 않을 선수는 없을 것이다.
박병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예상하지 못 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면서 "5억원을 받았는데 억대 연봉도 지난해 계약한 것이 처음이었다. 구단에서 내 생각 이상으로 챙겨줬다. 4억4,000만원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승락도 마찬가지였다. 손승락은 "생각보다 많은 연봉을 받게 됐다"면서 "4억원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3,000만원을 더 불러줬다"고 설명했다.
선수 기대보다 많은 연봉을 주면서 협상을 빨리 마친 것에 대한 효과는 분명하다. 선수들이 하루라도 빨리 비시즌 훈련에 집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자신을 인정해준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박병호도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고, 팀에 대한 애착도 강해진다"고 말했고, 손승락 역시 "받은만큼 운동을 열심히 해 연봉값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팀에 신뢰를 주는 것이 그 값어치"라고 강조했다.
책임감과 신뢰, 그리고 팀에 대한 애착. 바로 넥센의 통 큰 연봉 계산법이 주는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