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일본 남성, 법정투쟁 끝 '아버지 자격' 인정

최고재판소, 부인이 제삼자의 정자로 낳은 아이와 '父子 관계' 판결

여자에서 남자로 성별을 전환한 남편이 아내가 제삼자의 정자로 낳은 아이를 법정 투쟁 끝에 아들로 인정받았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성 동일성 장애 때문에 여성에서 성별을 전환한 남성 A(31)씨와 부인 B(31)씨가 제삼자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낳은 아들 C(4)군을 법률상 부부의 아들(적출자)로 인정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부부가 혼인 중에 임신해서 태어났으면 아버지의 아들로 추정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최고재판소의 재판부(오타니 다케히코<大谷剛彦> 재판장)는 지난 10일 재판관 5인 가운데 3인의 찬성으로 혈연관계가 없는 A씨와 C군의 친자관계를 인정하도록 민법 772조를 적용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성전환수술을 받고 2008년에 관련 법에 따라 성별을 바꾸고 B씨와 결혼했다.

타인의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으로 다음해 C군이 태어나 구청에 출생신고서를 제출했는데 담당자는 'A씨와 C군의 혈연관계가 없다'며 '부인의 혼외자'로 호적에 기재했다.

이들 부부는 C군을 A씨의 아들로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으나 최고재판소에서 판결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재판부는 "성별을 변경한 남성의 결혼을 인정하면서 아내와의 성 관계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자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혈연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명백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부자관계를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판결에 대해 성 동일성 장애학회 측은 "아이를 원하는 성 동일성 장애를 겪은 부부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을 획기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았고 법무성은 "지나치게 나아갔다"고 비판했다.

이번 판결은 일본에서 유사한 다른 사건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는 작년 말 기준으로 3천584명이 성 동일성 장애 때문에 법에 따라 성별을 변경했다.

A씨처럼 성별을 전환한 남편의 부인이 아이를 낳아 혼외자가 된 사례는 39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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