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하청업체서 15세 등 4명 숨져…작업환경 논란

페가트론 상하이공장, 미성년자 고용 의혹

애플의 또다른 하청업체 '페가트론'(Pegatron)에서 최근 4명의 근로자가 숨져 열악한 노동 환경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숨진 근로자 가운데는 나이를 20세라고 속여 취업한 15세 소년도 포함되어 있어 미성년자를 고용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대만에 본사를 둔 페가트론은 11일 10만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한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최근 4명이 병으로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숨진 미성년자의 이름이 시 자오쿤이며 지난 9월 페가트론 상하이 공장에 취업한 후 한 달 만에 폐렴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유가족은 시 자오쿤이 12시간 교대로 일했다고 전했다.

사측은 1만5천 달러(약 1천58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했으나 유가족은 너무 적은 액수라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가트론은 시 자오쿤의 병이 작업 환경과 관계없으며 회사 측 잘못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애플의 캐롤린 우 대변인은 "애플이 시 자오쿤의 죽음과 관련해 지난달 미국과 중국에서 독립적인 의료 전문가들을 페가트론 공장에 보내 조사하도록 했다"면서 "작업 환경과의 관련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것이 유가족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미성년자 고용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페가트론 측은 입사 지원자의 나이를 엄격히 점검하고 있으나 시 자오쿤이 가짜 신분증으로 법적으로 근로가 허용되는 16세 이상인 것처럼 속였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지난해 납품업체를 다변화하기 위해 일부 제품 생산을 주 하청업체인 팍스콘으로부터 페가트론같은 업체들로 옮겼다.

이로 인해 애플이 납품업체들의 근로 환경을 검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팍스콘은 2010년 중국 내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잇따라 숨져 열악한 작업 환경 때문이라는 비난이 집중되자 이를 계기로 모든 공장의 근로여건 개선에 나섰다.

페가트론은 애플의 아이폰 5C 신제품 생산이 늘어나면서 올해에 상하이 공장 인력을 최고 10만명 이상으로 두 배 늘렸다.

회사 측은 상하이 공장을 급속히 확장하는 바람에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긴 줄을 서야 하는 등 생활 여건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페가트론의 찰스 린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는 올해 기숙사 4개 동을 새로 지었다고 말한 것으로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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