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제 도입한 K리그, 강등 '후폭풍' 어쩌나

시도민구단, 2부리그 강등으로 위기 직면

K리그는 출범 30주년을 맞아 승강제를 도입해 1부리그 K리그 클래식과 2부리그 K리그 챌린지로 운영되고 있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는 출범 30주년을 맞은 2013년을 기점으로 야심차게 승강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갓 걸음을 뗀 K리그 승강제가 자칫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인 시도민구단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올 시즌 프로축구 1부리그 K리그 클래식에서는 강원FC와 대구FC, 대전 시티즌까지 시도민구단 3개 팀이 부진한 성적에 2부리그로 강등됐다. 그러자 이들 3팀 모두 사령탑이 바뀌는 것은 물론, 구단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변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2위로 자동 강등을 피했던 강원은 2부리그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 상무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결국 강등됐다. 그러자 시즌 막판 강원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김용갑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올 시즌 최하위에 그치며 2부리그로 강등된 대전 역시 마찬가지다. 김인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자 조진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었지만 강등권 탈출은 실패했다. 조진호 감독대행이 내년에도 팀을 이끌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구는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지도자 공백에 행정공백까지 구단의 운영 자체가 위기를 맞았다.

시즌 초반 당성증 감독이 부진한 성적에 물러난 데 이어 선임된 백종철 감독마저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자진사퇴했다. 여기까지는 다른 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대구는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팀을 이끌었던 김재하 대표이사와 석광재 사무국장을 비롯한 주요 프런트들이 동시에 팀을 떠나기로 했다.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 대표를 포함한 이사진 9명 전원이 강등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데 이어 강등의 책임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이사진의 권고에 따라 경영지원팀장과 운영팀장, 홍보마케팅팀장도 동반 사퇴했다.

다른 팀들은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발 빠르게 선수단 개편과 전지훈련 등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대구는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으로 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2부리그 강등이 구단 운영의 실패라도 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다.

한편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팀들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가까스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경남FC는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을 대신할 새로운 국내 감독 선임의 최종 선택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을 준비하는 성남 역시 새 시즌 대비를 위해 새로운 이름과 엠블럼 등 교체 작업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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