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금융개혁 절반의 성과만 거둬" <감시기구>

교황청이 추진하고 있는 자금세탁 방지 등의 금융개혁이 여전히 절반의 성과만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평의회의 자금세탁·테러자금 감시 기구인 '머니발'(MONEYVAL)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교황청의 노력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그간 문제가 된 바티칸은행(공식명칭 종교사업기구·IOR) 등에 대한 감독은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머니발이 교황청에 대한 첫 보고서를 낸 이래 가장 긍정적인 평가다. 교황청은 당시 머니발의 자체 금융투명성 테스트는 통과했지만, 자금세탁·테러자금 중개에 대한 16개의 권고사항 중 7개 항목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보고서는 교황청이 빠르게 머니발의 권고사항을 충족시켜 가고 있다고 했다. 자금세탁 등 금융범죄에 대응하는 내부 조직을 만들고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등 법적 조치가 과거보다 크게 개선된 점도 높게 봤다.

실제로 교황청 내부에 접수된 자금세탁 의심 신고도 지난해 6건에서 올해 100건이 넘게 늘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여전히 자금세탁 전력으로 문제가 된 바티칸은행 등에 대한 조치는 크게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교황청 내부감사조직(FIA)이 아직도 바티칸은행 등을 한 번도 공식 조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자못 놀랐다"고 혹평했다.

보고서는 FIA에 "바티칸은행과 교황청의 주식·부동산 관리 조직인 'APSA' 등의 업무를 더욱 적극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티칸은행은 1942년 교황청의 종교·자선 활동에 쓰일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자금세탁 혐의, 문서유출 등으로 신뢰도가 크게 추락했다.

이에 올해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의 금융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선언하고 각종 금융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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