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북소식통 등에 따르면 전날 '국가전복 기도', '매국행위' 등으로 처형된 장성택은 지난 5월1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조선인민내무군협주단 공연 관람에 동행한 뒤 행적이 묘연해졌다.
장성택이 이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음 달 10일 진행된 김 제1위원장의 평양국제축구학교·릉라인민체육공원 시찰에 동행했을 때로 28일 만의 재등장이었다.
장성택의 이같은 '장기 잠적'은 최소한 2012년 이후의 공개활동을 놓고 볼 때 매우 드문 일이다. 그는 한 달에 많게는 20여 차례씩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해왔다.
베이징 소식통들은 북한이 "장성택은 지난 5월 매국행위를 했다"고 거론한 대목과 이 '잠적사건'이 어떤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장성택이 당시 중장기적으로 북한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대규모 대외경제 사업을 주도한 점을 감안할 때 그가 '근신' 등의 경고조치를 받아 공개활동을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장성택은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도록 하여 심복들이 거간군들에게 속아 많은 빚을 지게 만들고 지난 5월 그 빚을 갚는다고 하면서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통'인 장성택의 부재가 북 중간 경제협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점치면서 "토지를 50년 기간으로 외국에 팔아먹었다"는 표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근년 들어 나선경제무역지대,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 등 북중간의 다양한 경제특구에 대해 최장 50년 임차권 등의 특혜를 약속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혹해왔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 5월29일 제정한 경제개발구법 전문에서도 "경제개발구의 토지임대기간은 최고 50년까지로 한다"며 임대기간이 끝나면 재계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만약 북한당국이 이번에 초장기 토지임대 등 외국인 투자에 대한 각종 특혜 조치를 문제 삼은 것이라면 장성택 처형은 북한의 대외경제정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그러나 오늘 나온 문구만 놓고서는 '매국행위'가 특정사건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초장기 토지임대 등을 뜻하는 것인지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