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 길거리에는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차량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만델라 초상화를 파는 젊은이가 등장했다.
이들은 움직이면 색깔이 바뀌는 홀로그램 방식의 만델라 초상화를 10달러 조금 못 미치는 100란드에 팔고 있다.
이 초상화를 나이지리아 도매상으로부터 넘겨받은 가격은 35란드로 3배 장사인 셈이다.
초상화를 파는 한 젊은이는 "만델라가 타계한 이후 사람들이 그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반(反) 인종차별' 운동 지도자인 만델라의 이름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브랜드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뉴욕의 브랜드 전문가 딘 크러치필드는 "만델라 브랜드 가치는 향후 수년 내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면서 "만델라 브랜드 인기가 현재 폭발적이다"고 말했다.
남아공에서 만델라 브랜드 사업은 곳곳에서 볼수 있다.
요하네스버그의 고급 쇼핑몰에 가면 만델라가 생전에 좋아했던 화려한 색깔의 바틱 셔츠가 '46664'라는 브랜드로 449.95 란드에 판매되고 있다.
'46664'는 만델라가 남아공 로벤섬 감옥에 갇혀 있을 때의 죄수번호로 넬슨 만델라 재단의 공식 의류 브랜드이다.
만델라의 시신이 안치된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는 10만여 조문 인파가 몰려든 가운데 길거리 상인들이 주먹을 들고 포즈를 취한 만델라 모습이 담긴 럭비 셔츠를 150란드에 팔고 있다.
한 상인은 "모든 사람이 만델라를 좋아하기 때문에 물건이 동날 정도로 잘 팔린다"며 웃었다.
뉴욕의 브랜드 컨설팅회사 '랜더 어소시에이츠'의 앨런 애덤슨 전무이사는 "만델라 타계에 관한 미디어 보도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만델라라는 이름에 친숙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만델라 이름이 곳곳에 내걸린다면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델라 브랜드'의 공식 관리자는 1999년 설립된 '넬슨 만델라 재단'이다.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라이선스 신청이 한 주에 평균 10건 정도 접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델라 타계와 전 세계의 추모 열기 이후 라이선스 요청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며 불법적 사용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브랜드 컨설팅업체 '밀워드 브라운 옵티머'의 오스카 위앤 부사장은 "만델라 브랜드가 티셔츠 등에 도용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유가족은 그러나 만델라 이름이 도처에 사용되는 데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만델라는 생전 3번 결혼해 6명의 자녀와 17명의 손자를 뒀다.
이들은 만델라 이름이 비즈니스에 사용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두 명의 손녀는 만델라와 관련한 미국 방송의 리얼리티쇼에 출연했고 딸인 마카지웨 만델라 모녀는 최근 '만델라 하우스'라는 이름의 와인 사업을 시작했다.
만델라의 부인은 금년 초 FT와의 인터뷰에서 "합법적 소유주(유가족)가 만델라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죄받을 일이 아니며 진실성과 존엄성을 갖고 유산을 보유한다면 전혀 잘못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