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투투 주교의 딸이자 '데스먼드 앤드 리아 투투 재단' 대표인 음포 투투의 말을 인용해 '불청객'인 투투 주교는 만델라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투는 만델라와 함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맞서 싸운 대표적인 인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만델라가 수감됐을 때에도 가장 소리 높여 석방을 탄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0일 열린 만델라의 추모식 주요 일정에서 배제된 데 이어 만델라의 마지막길도 지켜보지 못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집권 정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최근 ANC를 비판해 온 투투를 고의로 홀대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투투의 자서전 작가인 앨리스터 스파크스는 "투투가 만델라 장례식에 초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은 한편으론 놀랍기도 하지만 그 뒤에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숨겨 있지 않은 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ANC는 이러한 의혹에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만델라의 가족이 투투의 참석을 막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만델라가 병상에 있는 동안 만델라의 자녀들이 법정 싸움을 벌인 것을 두고 투투가 "마디바(만델라의 애칭)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다"며 비난했던 것과 관련있다.
그러나 만델라 가족의 대변인은 "가족들은 만델라의 장례식에 누가 오고, 누가 오지 않고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누구를 초대할지의 문제는 전적으로 국가에 달렸다"고 해명했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만델라의 고향 쿠누에서 열리는 만델라의 장례식에는 10여 개국 정상과 찰스 영국 왕세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5천명의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