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국이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고심에 빠졌다. '안녕하세요', '개그콘서트', '불후의 명곡' 등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상승세를 타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이렇다 할 성과로 거론할 만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올 한해 KBS는 10개가 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그중 '맘마미아', '인간의 조건',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정규 편성됐다.
그렇지만 이들 프로그램 중 과거 KBS 예능 프로그램만큼 큰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은 꼽기 어려운 실정이다.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꼽혔던 '해피선데이-1박2일'도 한 자릿수에 동시간대 최하 시청률로 시즌2를 마무리했다. 최근 시즌3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르긴 했지만, 이전의 명성을 찾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때문에 KBS 예능국 관계자들 입에서 "올해는 정말 힘든 것 같다"는 하소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KBS 예능의 어려움과 고민은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예대상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오는 21일에 열리는 '2013 KBS 연예대상'은 한 해 동안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을 정리하는 자리다. 아직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이지만, 신인상 후보로 '1박2일' 새 멤버 김주혁과 정준영이 거론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김주혁과 정준영이 출연하고 있는 '1박2일' 시즌3는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제 겨우 2주 방송분이 나갔을 뿐이다.
물론 '1박2일' 시즌3가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고 화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2주 방송으로 신인상으로 거론된 것은 그만큼 올 한해 KBS 예능 새 얼굴이 없었다는 반증이라는 게 방송가 중론이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은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예"라 했을 만큼 황금기였다. 하지만 올해엔 후보와 수상자에 대한 고민이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이다. KBS가 올해 부진을 털어내고 내년엔 새 도약을 펼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