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대전 모 여고 1학년 이모양은 두 장의 대자보를 교내 벽에 붙였다.
이 양은 대자보를 통해 스스로에게 "정부에 의해 시민이 부당하게 억압받는 시국에 안녕 못한다고 말하지 못하면서 과연 내가 사회에 나가서 시민의 권리를 요구할 자격이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이 양은 국가기관 선거개입, 철도 노동자 직위해제,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 등에 대해 비판하며 "우리는 모두 사회의 노동자가 됩니다"라고 전했다.
또 "노조를 탄압하는 사회의 노동자로 살아갈 여러분은 안녕들 하십니까?"라면서 "우리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이길 바랍니다"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이 양은 "여러분은, 2013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녕하십니까? 또다시 약자에게 칼을 겨누는 박근혜 정부 앞에서,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이 대자보는 16일 아침, 학생들이 등교하기도 전에 교사들로부터 수거됐고 이 양은 교장실에 불려갔다.
이같은 사실이 각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자 현재 이 학교에는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로 애써 쓴 대자보가 철거되고 교장실까지 불려간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화가 너무 많이 오고 있어서 업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또다른 교사는 전화통화에서 "교장 선생님은 이 양을 혼낸 적이 없다"며 "불러서 어떤 경위와 어떤 생각으로 (대자보를 썼는 지) 묻고 상담한 정도"라고 못박았다.
이 교사는 대자보 철거에 대해서는 "허가없이 부착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교내 부착물은 보통 교장 선생님의 재가를 받으며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것은 협의해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향후 이 양의 처벌에 대해 묻자 "원래 규정에는 불법 부착물을 붙일 경우 훈계부터 퇴학까지 징계가 있다"면서도 "이 양의 경우는 상담지도를 통해 경위 파악 정도만 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