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여파로 北 겨울철 관광 '불투명'

단둥 관광업계 "신의주·나선 관광 유명무실한 상태"

북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방하기로 한 외국인 대상 겨울철 관광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여파로 내부 정세가 요동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16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과 지린성 옌볜(延邊) 등 북·중 접경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월부터 중국 여행사들과 겨울철 북한관광 코스 개발 문제를 논의했으나, 최근 북한의 정세가 급변하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눈이 많이 내리고 강추위가 찾아오는 매년 12월 하순부터 2개월가량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았지만, 올해는 겨울철 관광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의주 1일 관광이나 나선특구 1박2일 관광 등 기존 변경관광코스는 명목상 유지되고는 있지만, 단체관광객 모집이 안 돼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며 "겨울철이 관광 비수기인데다 최근 북한 내부 정세가 불안하다는 소식에 고객들의 문의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1인당 750위안(13만 원)의 요금을 받는 단둥~신의주 1일 관광은 며칠에 한 번꼴로 관광이 이뤄지고 있으며, 1천250위안(21만 원)짜리 나선특구 1박2일 관광은 아예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 형태로 전환했지만, 관광객이 거의 없는 상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북한이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 중단 조치를 내리지는 않고 있지만 일단 북한에 일이 생기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현지 관광업계는 매년 단둥을 통해 북한 관광을 떠나는 중국인과 외국인이 연간 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비롯한 여러 원인으로 북한 관광객 수가 감소한데다 장성택 처형 여파로 기대를 모았던 겨울철 관광코스 운영도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올해 첫 겨울철 관광 개방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지난 10월만 해도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인의 경우 무비자 관광지역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최근 정세가 급변하면서 올스톱(완전정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내년 초 개장할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원산 마식령 스키장이 문을 열어도 당장 이번 시즌에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둥은 중국의 변경도시 가운데 평양, 개성 등 북한의 관광명소까지 이동 거리가 가장 짧아 북한으로 들어가는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80%가량이 단둥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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