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녀는 스무 살 꽃처녀(심은경)의 나이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나문희)가 난생 처음 누리게 된 빛나는 전성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심은경이 몸은 스무살 처녀나 실상은 칠순 할매인 오두리를 연기했다. 나문희와 1인 2역을 한 것이다.
심은경은 16일 오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녹록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소감으로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나름대로 제게 할머니적인 모습들이 있더라"며 "걸음걸이나 말투에서 구수한 게 있다"고 말했다.
전작 '써니'에 이어 또 다시 욕쟁이 역을 맡은 심은경이다. 그는 "원래 욕을 잘 못한다"며 "욕쟁이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극중 심은경은 박인환, 이진욱, 진영과 멜로관계를 연출했다. 심은경은 "박인환 선생과 러브라인이 기대됐고 실제 촬영도 재미있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이번에 할머니를 연기한다고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외모를 연기보다 더 신경 썼다. 그런데 제 한계에 부딪혔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2004년 고작 10살에 데뷔한 심은경은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11년 써니에서 어리바리한 전학생 나미 역을 맡아 랩을 방불케 하는 거침없는 욕 연기로 740만 관객의 웃음을 책임지고,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왕 노릇을 하던 하선을 울먹이게 한 나인 사월이로 1200만 관객의 눈물을 훔쳤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은 심은경을 "이미 완성된 배우"라고 표현했으며, 그녀에게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안긴 '로맨틱 헤븐'의 장진 감독은 "감독이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전율을 느낄 때가 있는데 심은경이 바로 그렇다"고 극찬했다.
광해의 추창민 감독은 "심은경을 캐스팅하기 위해 (유학 중인) 미국으로 시나리오를 보냈다"며 "워낙 사랑스러운 데다 연기도 잘해냈다"고 애정을 표했다.
수상한 그녀의 메가폰을 잡은 황동혁 감독은 이날 "심은경은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는 "스무 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폭넓은 감정 표현이 가능하고, 감독의 디렉팅을 마치 로봇처럼 정확하게 표현해낸다"며 "향후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보배"라며 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