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그러나 이 사안이 국가 안보에 미칠 파문을 고려해 상급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명령 이행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대량 정보 수집이 위헌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판결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즉각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의 리처드 리언 판사는 이날 NSA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이 국민의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는 만큼 이를 중단시키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낸 시민단체 '프리덤워치' 설립자 래리 클레이먼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불합리한 수색과 압수를 금지한 수정헌법 제4조에 근거할 때 원고(클레이먼)가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바마 행정부에 무선 통신 회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를 통한 원고 측의 통화 기록 수집을 금지하고 현재 보유한 데이터를 파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리언 판사는 "모든 시민 개개인을 상대로 한, 이번 사건과 같은 조직적이고 첨단 기술을 동원한 정보 수집 및 보유보다 더 무차별적이고 임의적인 사생활 침해를 상상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사생활 침해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헌법 제정에 참여한 제임스 매디슨도 이런 정부의 사생활권 침해를 보면 '경악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번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절차는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이 사안에 얽힌 국가안보 이익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명령 이행을 항소심 결정 때까지 유보한다고 부연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아직 결과를 전해듣지 못했다고 밝혔고 법무부 측은 판결문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