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국의 자국 여성외교관 공개 체포에 반발

인도 정부가 비자서류 조작 혐의로 뉴욕 주재 자국 여성 외교관을 미국 당국이 공개적으로 체포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2일 오전 뉴욕 주재 인도 총영사관 소속인 데비아니 코브라가데 부총영사가 자동차로 자녀 2명을 시내 학교로 데려다준 직후 발생했다.

미국 당국은 학교 부근의 공개된 장소에서 코브라가데를 체포, 학교 부근 수감시설로 데려간 뒤 수갑을 채우는가 하면 알몸수색에다 DNA 샘플 채취까지 한 뒤 마약 중독자들이 수감된 방에 가둔 것으로 인도 언론이 외교 소식통의 말을 빌려 17일 보도했다.

코브라가데는 변호사의 도움으로 2시간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미국 당국은 지난 6월 일을 그만둔 코브라가데의 인도인 가사도우미가 자신의 미국 입국비자 신청서류를 코브라가데가 조작했다고 신고함에 따라 체포에 나선 것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문제의 가사도우미는 이후 귀국한 뒤 잠적했다.

코브라가데의 체포사실을 알게 된 인도 당국은 발끈하고 나섰다.

인도 당국은 비자서류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사하면 될 일이지만 미국 당국이 중대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은 자국의 젊은 여성 외교관을 공개적으로 체포해 모욕감을 준 것은 외교관 신분을 보장하는 빈영사협약을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도 외무부는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13일 낸시 파월 인도 주재 미국대사를 청사로 불러들여 항의했다.

지난 16일에는 메이라 쿠마르 인도 하원의장과 시브샨카르 메논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이 자국을 방문 중인 미국 하원의원단의 면담을 거부했다. 코브라가데 체포사건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조지 홀딩 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을 단장으로 하는 의원 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이후 살만 쿠르시드 인도 외무장관은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회동 분위기는 어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코브라가데가 빈영사협약에 따른 외교관 면책특권이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코브라가데가 공개적으로 모욕받았다는 '진짜 이슈'에 대한 관심을 미국 측이 다른 데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인도 정부는 코브라가데가 중간급 외교관으로서 빈영사협약에 따른 외교관 면책특권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정부가 '영사에 대한 (사법) 절차는 공식 직위에 걸맞게 정중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협약 41조를 명백하게 위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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