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960~70년대생, 부모세대보다 노후 더 빈곤"

재정정책연구소 보고서…"자식이 부모보다 잘 산다는 공식 깨져"

영국에서는 이제 자식세대가 그 부모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여유로운 삶을 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2차대전 이후 꾸준한 경제발전과 함께 한 세대가 그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소득과 나은 삶을 누린다는 '성장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은 영국 재정정책연구소(IFS)의 보고서를 인용해 1960~1970년대 태어난 세대는 부모의 유산 없이는 은퇴 후 부모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1980~1990년대에 태어난 이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아직 없지만, 이들 역시 그 이전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 것으로 추정되는 요인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30대 중반~50대 초반인 1960~70년대생은 현재 돈을 가장 잘 버는 계층임에도 은퇴 후 삶은 이전 세대보다 오히려 빡빡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계층은 부모세대보다 소득은 다소 높았지만 소비가 더 많았고 저축은 더욱 부족했다. 당연히 전 세대보다 집을 갖지 못한 확률도 높았고 연금제도도 더 불리해져 결과적으론 노후 대비가 모자라게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앤드루 후드 IFS 연구위원은 "이들 계층이 소득을 모두 어디에 써버렸는지는 불분명하다"며 "한가지 가능성은 이들이 부모로부터 유산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소비를)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1960~1970년대 태어난 이들은 70%가 부모로부터의 유산 상속을 기대했다. 그러나 1940년대생들은 28%만이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후드 연구위원은 "결과적으로 1960~1970년대생들은 사실상 부모가 물려준 유산에 은퇴 후 삶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부모의 재력이 이들의 은퇴 후 경제적 상황을 결정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결국 부의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려줄 유산이 많은 가족은 계속해서 부를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은 가족은 가난에 머물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마찬가지로 한 가족의 삶의 질 역시 유산의 액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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