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이날 실린 연구에 따르면 종합비타민이 노인층의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 연구진이 만 65세 노인 약 6천명을 대상으로 종합비타민과 가짜 약을 12년간 섭취하게 한 뒤 기억력 시험을 한 결과 종합비타민을 먹은 실험군과 가짜 약을 먹은 대조군의 차이가 없었다.
종합비타민과 미네랄 섭취가 심장마비 혹은 심근경색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존스홉킨스대의 연구에서도 비타민 섭취가 심장질환 예방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진은 종합비타민과 가짜 약을 각각 5년간 먹은 실험군을 비교해 두 집단의 심장마비, 흉통, 뇌졸중 확률, 사망률 등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가 심장질환과 암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내과학회보에 발표됐다.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가 시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을 먹는 남성의 경우 암 발생률이 줄어들었지만 결과의 유의성이 경계에 걸쳐져 있었으며,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E의 섭취는 오히려 폐암 위험군의 암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드거 밀러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날 CBS 뉴스에 출연해 종합비타민을 사는 것은 돈 낭비라고 지적하며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을 사고 운동하는 것이 (비타민을 사는 것보다) 더 나은 소비"라고 강조했다.
제약업계는 이 같은 연구 내용이 실제 식생활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보충제 업계를 대변하는 '책임 있는 영양협회'의 스티브 미스터 협회장은 "연구진은 사람들이 모두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음식에서 필수 영양소를 채울 수 있다고 믿는 동화 속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비꼬며 "실생활에서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점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레녹스힐 병원 의사인 로버트 그레이엄은 "종합비타민이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