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박물관 '신의 피조물' 안내문 제거

관광객의 발걸음이 잦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자연사 박물관이 '신의 피조물'이라는 문구가 든 안내문을 떼어냈다.

17일(현지시간) 지역 라디오 방송 KPCC에 따르면 자연사 박물관은 최근 문을 연 새 전시관 입구에 내걸었던 안내문을 제거했다. 안내문은 "이 전시관은 모든 '신의 피조물'을 축하하고 자연사 박물관이 과학적 발견을 통해 자연의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로스앤젤레스에 바치는 선물"이라고 적혀 있었다.


안내문은 새 전시관을 마련하는데 거액을 쾌척한 익명의 기부자가 쓴 것이다.

이 안내문을 제거한 이유는 '신의 피조물'이라는 문구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 과학이 배척하고 있는 '모든 생물은 신이 창조했다'는 명제를 자연사 박물관이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우려가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문을 연 이 전시관에는 살아 있는 동물과 각종 생물 관련 연구 과정과 성과 등을 보여주는 멀티미디어 시설이 들어 있다.

이에 앞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생물학자인 시카고대 제리 코인 교수는 블로그에 이 안내문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코인 교수는 "왜 진화가 진실인가"라는 표제 아래 연재하는 블로그에서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자연사 박물관은 동물이 신의 피조물이라는 (비과학적) 주장을 공인함으로써 대중을 그릇된 지식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연사박물관은 "직원 회의를 열어서 논의한 결과 이 안내문이 잠재적인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기부자도 이런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KPCC는 자연사박물관이 안내문을 떼어낸 대신 기부자에게 기부금을 반환할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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